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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법 민사 16부(재판장 홍기찬)는 24일 A 씨(여·35)와 남편 등이 산부인과 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산부인과 원장이 A 씨에게 위자료 1000만 원을 포함해 총 3억48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앞서, A 씨는 지난 2014년 3월 임신 39주 4일째 진통이 시작돼 병원을 찾았다. 병원 도착 당시 태아의 심박수는 정상인 분당 150~160회보다 30회 정도 높게 나왔지만 이내 정사을 되찾았다.
잠시 후 A 씨가 허리통증을 호소하자 간호사는 무통주사를 놔줬다. 1시간 반이 지난 시점에서 A 씨의 자궁은 다 열렸지만 아이는 나오지 않았고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결국 원장은 직접 제왕절개 수술을 집도했고 A 씨는 아들을 출산했다.
하지만 A 씨는 출산 후 30분 뒤인 오후 9시쯤 회복실에서 수술 부위 통증을 느꼈고 구토 증상이 나타났다. 분당 100회가 넘던 맥박도 절반으로 떨어지며 신호를 보였다.
15분 뒤 A 씨는 심한 하혈을 보였고 자궁수축제를 맞았지만 출혈은 멈추지 않았다. 오후 10시쯤 A 씨는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A 씨는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사지가 마비됐으며 인공호흡기에 의지해야하는 상태가 됐다.
A 씨의 가족들은 “수술 당시 의료진이 동맥을 손상해 출혈이 생겼다”며 12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병원 측은 “산모의 출혈은 동맥 손상이 아닌 이완성 자궁출혈”이라고 책임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대량의 출혈 만으로 수술 당시 원장이 A 씨의 동맥을 손상했다고 추정할 수 없다”고 의료 과실은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신속하게 초음파 검사를 하지 않는 등 병원 측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