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홍순욱)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아무개 씨(74)에게 징역 10년에 성폭행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나이 어린 피해자를 보호해야할 책임이 있음에도 오히려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알리기 어려운 처지라는 점을 이용했다”면서 “피해자는 성인이 된 지금도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는 반면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자는 지속적으로 피해를 당하면서도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오랜 기간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채 홀로 고통을 감내한 것으로 보인다”며 “법의 심판을 강력히 바라고 있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부모의 이혼으로 갈 곳이 없었던 피해자 A 씨(22·여)는 지난 2004년부터 동생과 함께 친할머니에게 맡겨졌다.
A 씨의 친할머니와 재혼한 박 씨는 의붓 손녀인 A 씨가 10살이던 같은 해 7월 처음 추행한 뒤 2008년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추행하고 2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A 씨의 진술이 구체적이며 A 씨의 동생의 진술과 이치하는 점을 들어 박 씨의 혐의 부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