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생리중에 관계를 가지면 임신의 위험이 없을까. 피임상식을 묻는 이 질문에 우리나라 성인 66.1%가 틀린 답을 냈다. 정답은 위험성이 있다는 것.
얼마 전 한국오가논제약이 전국 5대 도시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피임에 대한 여러가지 상식들을 설문형식으로 조사했더니 평균득점이 40.7점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왔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한원보 교수는 “잘못된 피임 상식으로 인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가족계획이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피임법을 잘 알아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흔히 오해하기 쉬운 피임상식 다섯가지를 소개한다.
1. 생리 중 관계는 임신이 안 된다?
생리란 증식된 여성의 자궁 내막이 임신이 되지 않아 탈락하는 현상. 생리기간 중 성관계를 가지면 임신 확률이 적긴 하지만 100% 안전하지는 않다. 특히 배란주기가 짧고 생리기간이 긴 여성이 생리가 끝날 무렵 성관계를 가지면 3일 이상 살아 있는 정자와 새로 생성된 난자가 만나 수정될 수도 있다.
2. 질외사정은 안전하다?
물론 질 내에 사정한 경우보다 가능성은 더 줄어들지만 사정하기 이전에 이미 일부의 정액에 정자가 섞여 분비되기 때문에 임신이 될 수도 있다. 또 남자가 흥분한 상태에서는 조절능력이 감소되어 질외사정에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
3. 피임약을 장기복용하면 나중에 임신이 어려워진다?
가임력과 피임약의 복용기간은 관련이 없다. 피임약을 중단한 직후 뜻하지 않게 임신이 되는 여성들도 있다.
오래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들이 임신을 원할 때 가임능력이 줄어든다는 오해는 여성의 나이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30대 중반 이후 가임능력은 더 빨리 감소하므로 가족계획을 할 때는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
4. 젖을 먹이면 임신이 되지 않는다?
아기가 젖을 빨면 뇌하수체에서는 유즙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이 나온다. 그 영향으로 배란이나 생리 등 다른 여성호르몬의 작용이 억제돼 피임상태가 유지된다. 하지만 이런 자연피임의 효과에는 개인차가 있다. 모유를 먹이면 약 6개월 정도를 자연피임 기간으로 본다. 하지만 실제로는 3개월부터 1년6개월에 이르기까지 개인마다 그 기간이 큰 차이가 난다. 따라서 모유수유를 하는 동안은 무조건 피임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상식이다. 아기를 낳은 후 생리가 없이 바로 둘째를 가지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5. 생리가 규칙적이면 자연피임법이 가장 좋다?
자연주기 피임법은 생리주기가 28∼32일로 규칙적인 여성만 가능하다. 28일보다 짧은 주기(빈발 생리)를 가진 여성이나, 32일보다 긴 주기(희발 생리)의 여성은 실패 확률이 매우 높다.
흔히 단순하게 생리시작 후 며칠 동안은 피임을 하지 않아도 성관계시에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그렇지 않다.
배란일을 피하는 자연주기 피임법 외에 먹는 피임약, 자궁내장치, 수술, 콘돔이나 페미돔 사용, 살정제 외에도 최근에는 팔 안쪽 피부 밑에 이식하는 피하이식 피임법까지 등장했다. 성교 후 72시간 내에 고용량의 복합 호르몬제를 12시간 간격으로 2회 복용하는 응급피임약도 나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간편하고 확실한 피임법은 먹는 피임약이나 콘돔이다. 특히 성병에 대해 안심할 수 있는 부부 사이가 아니라면 콘돔이 가장 권할 만하다.
[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