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에 접어들면서 호흡기 질환이 많이 생기던 어느 가을날 진료실에 들어서며 연신 코를 킁킁거리던 직장인 박아무개씨는 가볍게 생각했던 감기를 방치했다가 만성비염으로 진행되어 몇 년째 힘들어하던 상황이었다. 환절기가 되면 더욱 코는 막히면서 갑갑하고 짜증도 잘나고 머리는 무겁고 숙면을 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니 코가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도 든다고 호소했다.
감기나 가벼운 비염증세로 시작된 비염을 제때 치료를 하지 않거나 반복되면 만성비염으로 진행되면서 치료가 상당히 힘들어지게 된다. 만성비염에서는 일반적으로 코막힘의 증세를 많이 호소하는데 코 안을 들여다봐서 상태를 확인해 보면 콧속 점막이 많이 부어 있어 비강을 거의 막아 코로 숨을 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를 비후성 비염이라고 하는데, 코 안에 있는 비갑개 중에서 밑 부분에 위치한 하비갑개가 부어 있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런 때는 코가 막히는 증세 외에도 냄새를 못맡는다든지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세가 있거나 누런 콧물이 나오거나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비염은 보통 감기가 치료되지 않아 급성비염으로 진행되어 콧물 기침 코가래 코막힘 두통 등이 올 수 있으며,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재발이 잦고 축농증이나 만성비염의 증상으로 발전 될 수 있다.
만성이 되면 코 안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기도 하는데 자주 비염에 걸린다는 것은 코에 대한 치료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코 질환이 생기는 원인을 코 자체의 문제뿐 아니라 오장육부, 특히 체질이나 소화상태, 생활환경 등을 많이 고려한다. 그래서 치료도 종합적인 치료를 모색한다. 부모가 기관지나 코 질환이 있는 경우 자녀들도 코 질환에 걸릴 여지가 많다. 코 질환의 치료는 한약을 통한 내복약 복용과 함께 코에 직접 넣거나 바르는 환제(丸)와 연고제 등을 사용하고 한방조제된 약물로 세척하는 등의 방법을 병행하게 된다.
코 주변을 흐르는 경락의 기운이 원활한 소통이 될 수 있도록 침이나 향기요법 등을 통하여 코막힘의 개선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병은 키울수록 치료가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비염이 그야말로 고질병이 되기 전에 조기 치료와 관리에 신경써야 할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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