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 수영장을 가거나 물놀이를 하러 갔다가 귀에서 물이 나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두 번씩은 겪어 보았을 것이다. 따뜻한 돌을 귀에 대고 있으면 귀에 있던 물이 마르거나 나오는 것도 말이다.
지난 여름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서 물에 들어가거나 수영을 한다든지 하여 귀에 부담이 갈 상황이 많았던 것 같다. 8월 초 한창 더위가 심할 때 엄마와 함께 진료실로 들어온 권아무개 어린이는 8세이지만 귀에 대한 문제는 벌써 6년째 가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중이염이 있어서 평상시에는 귀에 농이 가득 차서 귀도 잘 들리지도 않고 4년 전에 삼출성 중이염으로 양측 귀에 환기관을 삽입했지만 한쪽 귀는 염증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다른 한쪽은 아직도 환기관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지나치게 오래 먹던 약도 중지한 상황이라 참 어려운 여건이었다.
더구나 후비루나 재채기와 같은 비염증상이 동반되어 치료가 더욱 수월치 않았는데 받을 수 있는 치료는 다 해보았다고 하고 그래도 혹시나 해서 한번 치료를 받으러 왔다고 하는 어머니의 말에 귀의 증세만큼이나 오랜 치료로 인하여 마음도 많이 지쳐있던 것 같았다. 진료를 받고 귀에 바르는 한방점이약과 약침치료 그리고 내복약을 같이 써서 치료를 받게 되었다. 한방의 관점에서는 귀의 증세를 오장육부의 기능의 편차로 파악하고 불균형 상태를 바로 잡아주는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귀에서 계속 농이 나오는 상태가 반복되니 약을 자꾸 반복해 쓰게 되고 그에 대한 내성이 길러질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중이염을 이통이라고도 하고 풍사(風邪)가 귀를 침범하여 열기를 뭉치게 하여 통증과 고름을 만드는 것으로 판단한다. 때문에 먼저 풍열을 발산하는 처방들로 치료를 하게 되며, 농이 정이에 대한 처방은 다르나 원칙은 비슷하다.
원인은 상한(감기)에서도 볼 수 있고 진음부족(음기가 모자란 것)이나 진양부족(양기가 모자란 것), 내상협외감(피로한 상태에서 감기 걸린 것)에서도 나타나기에 그에 맞는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다행히 치료가 원만하게 이루어져 농도 다 빠져 나오고 귓속도 건조되자 귀가 좋아지면서 코도 같이 호전되었다. 어머니는 너무도 오랜만에 자녀의 귀의 증세에 대하여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고 좋아했는데 이런 경우가 치료에 대한 보람을 느끼게 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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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림한의원 곽계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