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을 앓게 되면서 치료를 소홀히 하면 깨끗이 치료가 되지 않거나 만성적인 질환으로 넘어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물론 나름대로 치료를 열심히 했는데도 개선이 안되고 점점 더 심해지는 것은 할 수 없지만, 심할 때 조금 치료를 받아서 어느 정도 나아지면 치료를 중단하고 방치하다가 몸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재발하기를 반복하는 경우 나중에는 치료를 받아도 개선이 안되고 고질적인 질환이 될 여지가 많다. 어렸을 때 귀앓이를 방치하거나 소홀히 하여 성인이 되어서도 중이염으로 고생하거나 힘들어 하는 환자들이 많이 있다. 또 비염과 동반되어 아이들의 경우 귀에 물이 차는 삼출성 중이염으로 수술을 하게 되는 케이스도 많은데, 성인이 되어서도 귀의 상태가 썩 좋지 않아서 치료를 받으러 오기도 한다.
50대 주부 김아무개씨도 그러한 경우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비염으로 인하여 중이염으로 진행이 되었고 40년 이상 중이염이 계속 반복되면서 농이 계속 흘러나오고 청력도 저하되어 생활에 불편도 많이 느끼고 일상에서도 힘든 상태가 지속되어 치료를 받으러 왔다. 평상시에도 한쪽 귀에는 솜으로 귀를 막아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진료를 해보니 간신(肝腎)을 비롯한 오장육부의 기능적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어 치료를 일시적으로 받거나 몸의 피로가 덜해지면 조금 괜찮다가 가정일로 인하여 몸에 무리가 되거나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어김없이 귀에서 농이 나오고 찝찝한 느낌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본인은 나름대로 치료를 받았다고 생각했지만 근본적으로 개선될 수 있게 꾸준한 치료를 받지 못한 경우였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내원했다는 말에 그녀의 절박한 마음이 느껴지는 듯했다.
귀에 넣는 한약으로 된 점이약과 내복약 그리고 약침치료를 병행하여 치료를 시작하였다. 이번만큼은 꾸준하게 치료를 해보겠노라고 생각했기에 열심히 치료를 받으러 오고 그만큼 치료효과도 나타나 정말 오래간만에 귀가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한방의 치료관점에서는 양방과 달리 귀의 증세를 귀만의 문제로만 보고 접근하지 않기에 오장육부의 기능의 편차를 파악하여 불균형된 상태를 바로 잡아주기 위한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귀가 불편해서 남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의사소통이 잘 안된다면 그 힘든 것이야 본인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귀에 문제가 있다면, 오래되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어떨까.
상림한의원 원장 02-3443-00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