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교체는 되고 램프 착색은 안된다
외관 변경 위주의 드레스업 튜닝은 대부분 구조변경 신고가 필요 없다.
드레스업 튜닝(Dress Up Tuning)은 개인의 취향에 맞게 외관을 변경하거나 색칠하거나 부착물 등을 추가하는 것을 말한다. 초보자 입장에서는 튜닝을 시작할 때는 쉽게 이해하고 외관상으로 바로 변화를 알아볼 수 있는 드레스업 튜닝을 시작점으로 생각한다.
승인신청을 별도로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많아 튜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도 있지만 외관 변경도 튜닝이다. 주로 에어댐 장착, 재도색, 컬러필름 부착, 에어 스포일러 장착, LED 램프 설치, 휠 또는 타이어 교체, 오디오 장비 장착, 차실 내장재 교환 등이 이에 속한다.
튠업 튜닝(Tune Up Tuning)은 엔진 및 동력전달장치, 주행, 조향, 제동, 연료, 차체와 차대, 연결 및 견인, 승차, 소음방지, 배출가스 발산 방지, 등화장치, 완충장치 등의 성능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튜닝이다. 한마디로 차량의 성능을 높여주는 작업이다. 일반적으로 운전자들이 이야기하는 자동차 튜닝이 대부분 튠업 튜닝이라고 볼 수 있다. 터보장착, LPG 및 CNG, 소음기, 쇼크 업소버, 브레이크 디스크 변경 등이 이에 속한다.
빌드업 튜닝(Build Up Tuning)이란 차량 일부를 큰 틀에서 변경하는 것이다. 일반 승합, 화물자동차 등을 이용해 사용 목적에 적합하게 특수한 적재함이나 차실 등의 구조를 변경하거나 원래 형태로 변경하는 튜닝을 말한다. 한때 많이 언급되던 ‘푸드트럭’으로 개조하는 것이 빌드업 튜닝에 해당한다. 냉동탑차, 소방차, 견인차, 탱크로리, 청소차, 크레인 카고 등이 이에 속한다.
엔진 등 동력전달장치 변경은 구조변경 승인이 필요한 튜닝이다.
‘튜닝의 끝판왕은 순정’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것저것 손을 대다 보면 나중에는 싫증이 나서 결국 순정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다. 튜닝은 과연 불필요한 것일까. 기성복을 사서 자신의 몸에 맞게 허리·소매·길이를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량 생산되는 차량은 평균적 취향에 맞춰져 있고 또 생산비 절감을 위해 최소한의 기준을 만족하는 부품을 사용한다. 경제적 능력에 맞춰 차를 살 수밖에 없지만 푹신한 서스펜션보다 단단한 서스펜션을 좋아한다면 서스펜션 부품을 교환하면 된다. 다이내믹한 운전을 위해 브레이크 성능을 좀 더 좋은 것으로 바꿀 수도 있다. 조용한 실내를 원한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방음재를 보강할 수도 있다.
‘튜닝의 마지막은 순정’이 되는 이유는 드레스업 튜닝의 경우 전체적인 조화를 보지 않고 개별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즉 자신이 가진 가장 예쁜 상의·하의·신발·가방·모자를 한꺼번에 매칭하면 그리 예쁘지 않은 것과 같은 원리다.
수십 년 경력의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몇 년에 걸쳐 다듬은 디자인을 미적 감각이 없는 일반인이 덕지덕지 손을 댈수록 못생겨질 수밖에 없다. 드레스업 튜닝 전에 인터넷 등을 통해 튜닝카들을 보면서 이것저것 조합해 예상도를 그려보는 것이 좋다.
튜닝은 잘 된 사례를 연구하면서 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사진은 튜닝카 모터쇼인 ‘2016 서울오토살롱’ 현장.
드레스업 튜닝은 대부분 승인을 받지 않아도 가능하다. 범퍼, 에어스포일러, 에어댐, 펜더 스커트, 선바이저, 롤바, 스트럿바, 루프캐리어, 탈부착하는 자전거캐리어, 스키캐리어, 범퍼가드, 그릴가드, 펜더 커버, 썬루프, 루프탑바이저, 안테나, 차간거리경보장치, 컨버터블탑용 롤바, 에어컨 등 실내에 설치하는 장치 등은 승인이 필요 없다.
흔히 ‘튜닝은 불법’이라고 생각해서 하면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대부분 구조 변경 신고가 필요 없거나 번거롭지만 신고하면 가능하다. 엔진을 다른 종류로 교체한다든지 터보차저를 장착한다든지 가솔린 차량을 LPG 사용 가능하게 한다든지 소음기를 변경하는 것이다. 소음기의 경우 배기관 팁을 바꾸는 것은 승인이 필요 없는 경우고, 소음기 자체를 바꾸는 것은 승인 대상이다.
아예 하면 안 되는 튜닝도 있다. 번호판 스티커 부착, 번호판 네온등, 자동조절이 안 되는 HID램프, 후미등 착색, 에어댐 돌출, 배기구 돌출, 레이싱 핸들, 차체높임, 에어스포일러 돌출 등이다.
흔히 하는 에어댐 장착, 휠 업사이즈, 서스펜션 변경, 스포일러 장착 등의 ‘스포츠 튜닝’은 대부분 승인이 필요 없다. 이 정도는 취향에 따라 튜닝숍에 가서 자유롭게 변경해도 된다. 그러나 헤드램프에 착색을 하거나, 위가림막이 없는 HID 램프나 번호판에 ‘EU’ 상징(별)을 붙이거나, 방향지시등의 색상(오렌지색 또는 호박색)을 변경하는 것은 불법이다. 번호판을 인지하는 데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되며 방향지시등 색상 변경은 타 운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에어댐, 스포일러, 배기구, 타이어 등은 돌출돼서는 안 된다. 차체 밖으로 뭔가 딱딱한 물체가 튀어나와 있으면 불법이다.
우종국 자동차칼럼니스트
‘푸드트럭’이 튜닝 합법화 공신? ‘손톱 밑 가시’ 뽑으려다보니…
자동차 튜닝 활성화는 푸드트럭에 힘입은 바 크다. 2015년 이전에는 자동차 관련 유일한 법인 자동차관리법 어디에도 ‘튜닝’이란 말이 존재하지 않았다. 2013년 8월 26일 11명의 국회의원이 자동차 튜닝의 정의 등에 대한 내용을 발의해 2014년 1월 7일 관련법이 공포됐으며 1년 후인 2015년 1월 8일부터 시행됐다. 이에 앞서 2014년 6월 17일 제22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 6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된 ‘자동차 튜닝산업 진흥대책’이 발표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합리적인 규제를 통해 푸드트럭, 캠핑카 등으로 구조 변경은 안전상 문제가 없으면 승인이 용이해지고, 전조등 교체도 규격에만 맞으면 자유로워졌다. 이는 앞서 열린 규제개혁 토론회에서 푸드트럭이 ‘손톱 밑 가시’의 상징이 되면서 이뤄진 측면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지만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자동차 튜닝이 차지하는 비중은 5000억 원으로 미국 35조 원, 독일 23조 원, 일본 14조 원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정부는 자동차 튜닝 활성화를 통해 튜닝시장을 선진국 수준으로 키우겠다고 했는데 이는 자동차 시장에 대한 고민보다 ‘일자리 만들기’ 차원에서 나온 것이므로 적극적인 튜닝 장려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