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대신 자연건강법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를 위해 여러 병원을 전전했다. 하지만 결혼 전 병원에서 일하며 서양의학의 우수성만큼이나 한계도 잘 알았던 신씨는 병원에서 주는 약을 많이 바르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침을 맞으며 한약도 먹여봤지만 아이의 입을 억지로 벌리고 쓴 약을 먹이는 것도 하루이틀이었다.
결국은 자연건강법을 더 열심히 실천하기로 했다. 모유를 먹인 후에는 유기농 식품으로 이유식을 만들어 먹였고,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집에서는 물론 서울에서 가까운 온천에 1주일 혹은 한 달씩 묵으면서 냉온욕, 풍욕을 열심히 해줬다. 화학염료 때문인지 새 옷에 민감한 승우를 위해 헌 옷을 얻어 입혔다. 어쩌다 새 옷을 입힐 때는 포도, 양파 등으로 천연염색을 했다.
식사는 현미잡곡밥에 신선한 야채, 나물 반찬을 주로 먹였다. 화학조미료는 쓰지 않고 된장·고추장·간장 같은 발효식품으로 맛을 냈다. 과자나 인스턴트식품 대신 감자, 고구마, 옥수수, 호두나 잣 등이 승우의 간식. 떡은 냉동실에 두었다 조금씩 꺼내주거나 쌀가루에 쑥을 넣고 바로 쪄주곤 했다.
“아이스크림도 천연 과일주스를 얼렸다 승우에게 3백원을 받고 팔아요(웃음). 한 달 용돈 3천원인데, 가끔은 친구를 데려와서 사주기도 해요. 스스로 먹을거리를 절제하는 의지는 물론 경제관념까지 생기더라고요.”
이런 노력 덕분에 20개월 무렵부터 아토피가 크게 좋아진 승우. 지금은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아토피 체험담을 책으로 펴내기 위해 준비중이라는 그가 아토피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당부하는 한마디.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를 엄마 아빠가 잘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음식을 무조건 못 먹게 하기보다는 왜 안 먹는 게 좋은지 충분히 설명해주고, ‘잘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의 눈빛으로 아이를 대해 주세요.”
송은숙 건강 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