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부경찰서는 몽둥이와 철제 옷걸이 등으로 A 양(4)을 때린 혐의(아동학대처벌특례법 위반)로 A 양의 어머니 B 씨(27)를 긴급체포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B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A 양은 지난 2일 오후 1시쯤 인천시 남구의 한 다세대 주택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B 씨는 119에 신고했고, 구급대원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직접 심폐소생술도 했지만 A 양은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 숨을 거뒀다.
경찰 조사결과 B 씨는 딸이 꾀병을 부린다고 판단해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딸이 쓰러진 후 머리채를 잡아 흔들어 바닥에 부딪히게 한 뒤 머리, 배, 엉덩이를 발로 찬 혐의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14일부터 딸이 숨진 이달 2일까지 말을 듣지 않는다거나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모두 8차례에 걸쳐 발바닥과 다리 등을 지속적으로 때렸다.
폭행에는 신문지를 테이프로 감아 만든 길이 45cm의 몸둥이, 세탁소에서 사용하는 철제 옷걸이 등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B 씨는 초기 경찰조사에서 “훈육 차원에서 딸을 손바닥 한 두 대 정도 때린 적은 있다”면서 “딸의 몸에 든 멍은 사고 당일 애가 쓰러졌을 때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몇 차례 때리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인천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발목 주변에서 담뱃불과 라이터로 지진 것 같은 상처가 다수 있었다”며 “목욕을 자주 하지 않은 것처럼 몸에서 악취도 났다”고 학대 가능성을 말했다.
경찰은 향후 수사과정에서 B 씨의 폭행 행위와 A 양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확인되면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학대치사로 혐의를 변경할 예정이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