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게 기본
▲ 이동윤 원장은 매일 아침 달리기로 건강을 관리한다. | ||
[보양만큼 중요한 보음]
김달래 (상지대한방병원 사상체질의학과 교수)
흔히 사람들은 양기가 떨어지는 것만 걱정해 인삼·홍삼·녹용 등이 들어간 보약을 찾을 뿐 보음(補陰)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40세가 되면서부터는 음기가 반쯤 줄어든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서 눈·코·귀의 기능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떨어질 때는 음기의 보충하는 것이 좋다.
사계절 중에서 음기가 가장 많은 계절이 바로 겨울이다. 겨울 동안 충분한 수면과 적절한 음식을 섭취하면 부족한 음기를 보충할 수 있다. 음기가 부족한 상태가 되면 자주 어지럽고, 귀가 울거나 멍한 느낌이 있고, 한쪽 머리가 아프다. 허리·무릎이 시리거나 아프기도 하고, 오후가 되면 나른해서 졸리며, 아무런 이유도 없이 짜증이 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내 경우에는 매년 12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는 어지간히 바쁜 일이 있어도 6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하려고 노력한다.
몸에 맞는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다. 요즘 매운 음식이 인기가 많고, 향신료를 여러 가지 첨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고추나 후추·겨자·생강·마늘·파·식초 등의 자극적인 향신양념은 적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매운 김치보다는 백김치가, 복매운탕보다는 복지리가 음기를 보강하는 데 더 좋다.
[생활속 운동…소식다동]
양윤준 (인제대 일산백병원 스포츠의학과 교수)
부산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팀닥터를 맡아 다녀온 직후 팔과 어깨가 조금씩 아팠는데 근육통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동료 의사의 조언을 듣고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척추에 종양이 있었다. 수술을 해야 하는데, 조금만 잘못되면 걷지 못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했다. 하지만 수술 후에 조심하느라 운동을 하지 않았더니, 계단 오를 때 금방 숨이 차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아하, 내가 환자들에게는 그렇게 운동하라고 하면서 정작 내 몸을 너무 방치했구나’ 싶어 집에서 가까운 정발산에 다니기 시작했다. 새벽에 올라갔다 내려오면 그렇게 기분이 상쾌했다. 처음에는 주로 걸었지만 점차 속보, 조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전에는 이사를 했다. 아직 주변 지리에 서툰 데다 추워서 할 만한 운동이 적어서 수시로 빨리 걷기를 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쪼그려 앉았다 일어서기도 자주 한다. 허벅지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 무릎 통증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 안이나 연구실에서 주로 수십 회 뻐근해질 때까지 한다. 단 무릎이 아픈 이들은 무리가 적도록 30° 정도만 구부렸다 펴야 한다.
식생활에서는 ‘소식다동’의 원칙을 중요하게 지킨다. ‘많이 먹지 않고 수시로 움직이라’고 하면 너무 평범한 말이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기본을 잘 지켜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오늘도 나는 달린다]
이동윤 (이동윤외과 원장, 의사들의 마라톤 모임 ‘달리는 의사들’ 회장)
매일이다시피 새벽 5시30분이면 한강 둔치로 나간다. 내가 좋아하는 달리기를 하기 위해서다. 눈보라 치는 추운 날씨에도 뛰는 걸 거르지 않다보니 1주일이면 4~5일 정도는 운동을 하게 된다. 10~20km에 이르는 거리를 1시간에서 1시간 30분에 걸쳐 땀을 흘리며 달리는 것이다. 물론 추위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두꺼운 방한모자에 스키마스크, 세 겹씩 껴입은 운동복, 2개를 겹쳐 낀 장갑으로 중무장을 한다.
아직 도시 전체가 잠에서 깨어나기 전의 조용한 한강 자전거 도로를 달리며 아침을 맞는 기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바쁜 하루일과 중에서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이기도 하다. 떠오르는 태양의 정기를 받으며, 강가에서 아침 요기꺼리를 찾고 있는 오리떼들과도 인사를 주고받는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이 해마다 열리는 많은 마라톤 대회에 거뜬히 참가할 수 있는 기본 체력을 만들어 주고, 환자들을 돌보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낼 수 있는 바탕이 된다.
[‘5원칙’만큼은 제대로]
전세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다섯 가지를 제대로 하는 것, 즉 제대로 먹는 것(正食), 제대로 숨 쉬는 것(正息), 제대로 자는 것(正眠), 제대로 움직이는 것(正動), 제대로 마음 쓰는 것(正心)을 건강의 오정법(五正法)으로 정하고 매일 실천하며 살고 있다.
우선 내가 정식을 하는 요령은 골고루 먹는 것이다. 비빔밥을 즐겨먹는데, 비프스테이크를 먹는 경우에도 마치 비빔밥을 먹는 기분으로 되도록 채소를 골고루 먹는다.
세 번째 정면을 위해서는 제대로 자야 한다. 물론 아침 일찍 활동을 시작하는 종달새형이든 그 반대인 올빼미형이든 자기 리듬에 맞게 자야 한다. 나는 새벽 3시에 자고 아침 9시에 일어나는 올빼미형이다.
네 번째는 정식, 즉 제대로 숨을 쉬는 것이다. 하루에 10~20분 정도 복식호흡을 한다. 배를 쑥 내밀면서 공기를 코로 들이쉬면서 입을 오므린 채 천천히 내쉬는 복식호흡이 건강에 매우 좋다.
다섯 번째는 정심이다.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것이다. 우리 몸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긍정적으로 변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스트레스도 약’이라고 생각하고, ‘속상하지 않는 훈련’을 한다. 속상하면 속이 상하니까 말이다.
[복식호흡·명상 꾸준히]
정주화 (율한의원 원장)
건강관리를 위해 내가 지키는 원칙은 크게 소식과 규칙적인 운동, 그리고 호흡과 명상이다. 현대인의 병은 반 이상이 식생활에서 온다. 과식, 폭식, 불규칙한 식사,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 편식으로 인한 영양소 부족 등은 질병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소식을 하되 바쁘더라도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아침식사를 하면 장운동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되고, 점심 때 과식을 할 가능성도 적어진다.
아침 식사 전에는 수영과 헬스를 한다. 1주일이면 3일 정도는 아들과 수영을 하는데, 아주 춥거나 피곤할 때가 아니면 빠지지 않는다. 워낙 물을 좋아해 수영을 하는 시간은 즐거운 일과 중의 하나다.
시간이 날 때마다 복식호흡과 명상도 꾸준히 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호흡을 매우 중요하게 본다. 호흡을 통해 들어온 우주의 생명에너지가 음식물을 통해 생성된 에너지와 합성을 하기 때문이다.
건강에 좋은 식생활을 해도 호흡이 깊지 않으면 생명력이 약해진다. 하지만 보통 하루 종일 얕은 호흡을 주로 할 뿐 심호흡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 얕은 호흡을 하면 쉽게 피로하고 집중이 되지 않는다. 하루에 5분이라도 눈을 감은 상태에서 살짝만 보이도록 뜨고 복식호흡을 해주면 피로와 스트레스를 물리치는 데도 좋다.
이밖에 겨울이 아니더라도 우리 가족은 사시사철 따뜻한 물을 마시는 편이다. 호흡기와 소화기 건강을 위해서는 평소 즐기는 물이나 음료를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 좋다. 겨울철에는 감기를 예방하고 호흡기를 튼튼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진해고’를 아이들에게 먹인다. 배와 홍시, 호박즙에 호도, 은행, 밤, 행인, 오미자, 생강을 달인 후 꿀로 조청을 만든 처방이다. 맛이 좋아서 밥을 먹고 나서 후식을 먹듯이 잘들 먹는다. 진해고를 먹인 뒤로는 아이들이 감기에 잘 걸리지 않고 한결 건강해졌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