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전남 나주경찰서에 전날 3살 조카를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20대 이모가 유치장에서 경찰서로 추가 조사를 받기 위해 압송되고 있다. 용의자는 심정을 묻는 질문에 “많이 떨리고 무섭다”고 밝혔다. 2016.8.11 ⓒ연합뉴스
전남 나주경찰서가 3살 조카를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A 씨(25·여)를 조사한 결과, 아이를 물이 담긴 욕조에 5회 가량 반복해 머리를 눌렀다는 추가 자백을 받았다.
전날(10일)까지 A 씨는 “조카가 말을 듣지 않고 설사 증세로 침대에 변을 흘리자 화가 나 목을 졸랐다”고 진술해 사망 원인을 경부 압박으로 인한 질식사로 추정했으나, 살인의 고의성을 의심케하는 정황이 나온 것이다.
또한, A 씨가 조카 B 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온 추가 정황도 드러났다. A 씨는 지난 7월 팔에 깁스를 한 B 군을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발로 밟아 골절상을 입히기도 했다. 이같은 진술을 토대로 경찰은 범행 횟수를 파악하고 있다.
결국 B 군은 지적장애 3급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분노조절 장애를 겪고 있는 A 씨에게 맡겨져 지속적으로 학대를 받아오다 숨진 셈이다.
경찰은 B 군의 직접적 사인을 ‘익사’로 보고 있다. A 씨가 욕조에 B 군의 머리를 수차례 밀어 넣은 뒤 B 군이 정신을 잃고 쓰러졌기 때문이다.
‘학대로 인한 고의성 없는 사망’과 ‘고의적인 살해’ 가운데 어떤 방향으로 수사 결론을 내느냐에 따라 A 씨의 혐의는 ‘아동학대치사’ 또는 ‘살인’으로 달라질 전망이다.
살인죄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지만, 아동학대치사는 사형이 아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