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통진당 출신으로 활동 방향 유사 ‘그 나물에 그 밥’
8월 14일 민중연합당 전당대회. 출처-민중연합당 홈페이지
민연당은 지난 2월 노동자당 농민당 흙수저당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민연당은 출범 시작과 함께 ‘통진당의 부활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통진당 출신 인사들이 다수 입당했기 때문이다. 4․13총선에도 통진당 출신 당원 12명이 민연당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이들은 모두 낙선했다.
다시 논란이 불거진 것은 8월 14일 민연당 전당대회에서였다. 이 자리에서 민연당은 2기 지도부를 선출했는데 대부분 통진당 관련 인사들이었다. 김창한 통진당 전 노동위원장이 찬성률 95.96%로 상임대표에 당선됐다. 농민당 대표로는 안주용 전 통진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지역당원 대표에는 정태흥 전 통진당 서울시당 위원장이 발탁됐다.
노동자당 대표는 김창한 상임대표가 겸임하고, 흙수저당 대표는 손솔 전 1기 지도부 공동대표가 뽑혔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손 씨 역시 통진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대학생연합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
게다가 2000여 명이 넘는 당원들이 참석한 대회장에는 김재연 이상규 오병윤 김미희 전 통진당 의원들과 이석기 전 의원 누나인 이경진 씨도 모습을 드러냈다.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는 김종훈 윤종오 의원이 참석했다. 통진당 출신인 김 의원과 윤 의원은 4·13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김 의원은 축사에서 “진보 대통합을 위한 단결의 길에 함께 가자. 민중에게 희망을 주는 진보정치를 재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과 윤 의원은 성명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은 분열의 상징인 사드배치부터 철회하고 굴욕적인 위안부 합의를 원상 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두 의원이 민연당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민연당 전대에선 통진당 때와 마찬가지로 국민의례 대신 ‘민중의례’를 진행했고, 애국가가 아닌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또 대회장 곳곳에선 ‘이석기에게 자유를’ ‘한국현대사 내란사건 최장기수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등의 팻말이 등장했다. 일부에선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으로 탄생한 박근혜 정권” “해방통일의 날까지 단결 하겠다” “민생파탄 평화위협, 사드배치 강행하는 사드정권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도로 통진당’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또 다른 배경이다.
이날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가 참석한 것을 두고서도 뒷말이 들린다. 이 단체는 1997년 대법원으로부터 이적 단체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강령의 일부로서 북한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외국군 철수, 핵무기 철수, 휴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제반 악법의 철폐 등을 채택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성된 단체”라고 판단했다.
이처럼 민연당 구성원 대다수가 통진당 출신인데다 활동 방향 또한 통진당과 유사하자 정치권에선 헌재의 해산 결정이 결국 무용지물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수연 민연당 대변인은 “민연당은 통진당을 재건한 당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진보 정당이다. 통진당은 진보 정치에서 ‘가장 큰 지붕’이다. 그 지붕을 거치지 않은 사람을 물리적으로도 찾기 힘들다. 김 상임대표의 경우엔 ‘노동자 출신’이라는 점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통진당) 전력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
통진당 ‘전직 의원 5인’ 지금 뭐하나…이상규 ‘배관공’ 김미희 ‘약사’ 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는 통진당 해산 명령과 함께 소속 국회의원 5명의 의원직 상실도 함께 선고했다. 당시 지역구 의원이었던 김미희(성남시 중원구), 오병윤(광주시 서구을), 이상규(서울시 관악을) 의원과 비례대표였던 김재연, 이석기 의원 모두 의원직을 잃게 됐다. 당시 헌재는 “국회의원은 국민 전체의 대표자로서 활동하는 한편 소속 정당의 이념을 대변하는 정당의 대표자로서 활동한다. 통진당 소속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하면 실질적으로는 통진당이 계속 존속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그 후 김미희 전 의원은 지난해 4․29 재보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3위로 낙선했다. 김 전 의원 남편 또한 통진당 전 사무부총장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본업인 약사로 일하며 지역구(성남 중원) 주민들을 꾸준히 만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병윤 전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과 증거은닉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2015년 1월 항소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오 전 의원은 지난 2010년 전교조와 전공노 조합원들 관련 의혹으로 경찰의 민노당 서버 압수수색이 예상되자 당원 명부가 담긴 하드디스크를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또 지난 2008년 8월부터 약 2년간 미신고 계좌 4곳을 통해 정치자금 91억여 원을 받고 노조 수십 곳에서 불법 후원금 7억여 원을 받은 혐의도 받은 바 있다. 이상규 전 의원은 지난 3월 민연당에 입당하면서 “민연당은 유일한 평화통일정당으로서 자주적, 평화적 통일을 추구하는 정당이기에 종북몰이를 걱정하지 않고 저를 흔쾌히 받아줬다. 민연당은 통진당 보다 더 크고 풍성한 정당이 될 것”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4․13총선에선 자신의 지역구였던 서울시 관악을에 출마를 했으나 낙선했다. 현재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 직업이었던 배관공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연당 관계자는 “이 전 의원은 현재 민연당 내에서 당직을 갖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김재연 전 의원은 통진당이 해산된 뒤 아프리카TV BJ로 변신해 ‘김재연의 서른쯤에’를 2016년 2월까지 방송했다. 이후 민연당에 입당, 20대 총선에 출마했지만 역시 떨어졌다. 민연당 관계자는 “현재 출판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민연당 의정부위원회 위원장”이라고 말했다. [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