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수업계 강력 반발 “영업권 침해…총파업도 불사”
- “학교 측 협의기구 무시·일방 추진” 주장
- 전북도·익산시에 의견서 제출…중단 촉구
원광대학교 전경
[익산=일요신문] 정성환 기자 =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 교내에 시외버스 노선 신설을 놓고 대학 측과 지역 교통업계가 마찰을 빚고 있다.
학교측은 학생들의 교통편익을 내세웠지만 시내버스와 택시업계 등 지역 대중운수업계는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발단은 ‘학생들의 교통편익’을 들어 이달 초 전북도에 학교 내 시외버스 승강장 설치를 요청하면서 비롯됐다.
이는 원광대에서 수도권(동서울터미널)과 충남 서천(장항 경유) 등을 잇는 시외버스 노선을 신설하기 위한 사전조치 차원에서다.
원광대는 재학생의 교통편익과 특히 신입생 수시모집 시기 등을 고려해 수도권 학생유치를 위한 포석으로 직행노선 신설 방안을 세운 것이다.
익산에서 하루 11차례 동서울로 향하는 시외버스와 서천에서 하루 6차례 익산으로 오는 시외버스가 원광대체육관을 경유하는 노선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계획에 익산 대중교통업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운송수입 감소와 대학가 공동화 현상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익산시내버스공동관리위원회와 익산지역 택시업계는 18일 원광대의 시외버스 정류소 노선개설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전북도와 익산시에 전달했다.
이들은 의견서에 “시내버스 운전자 400명과 택시 운전자 2000명, 터미널 종사원과 가족 등 1만명의 생계와 직결된 영업권 침해”라며 “총파업을 걸고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미 70여대의 학교 통학버스가 운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내에 정기 노선버스까지 운행할 경우 시내버스·택시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익산 북부권 주민들도 남부의 익산터미널 대신 원광대 승강장을 이용하게 되면 남부권의 쇠퇴를 부추긴다는 이유도 들었다.
지역 대중운수업계는 “업계 피해 최소화 등을 위해 원광대와 버스와 택시 등 운수업계, 익산시 등이 모여 협의기구를 만들어 놓고도 원광대는 승강장 설치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전북도와 익산시는 협의가 되기 이전에 정류소 인가를 해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북도는 지역 내 의견이 엇갈리자 익산시 등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종합해 신규노선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지만 무산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지난 2005년에도 원광대가 수도권 직행노선을 요구했으나 승강장 미설치 등 절차상 이유로 무산된 전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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