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군(10)은 어렸을 때부터 코피가 자주 났다. L 군의 어머니 심 씨는 다른 아이들보다 코피가 자주 나기는 하지만 곧 멈추고 주기적으로 코피가 나는 것은 아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얼마 전 L 군은 큰일을 겪었다. 아침에 세수를 하다가 코피가 났는데 지혈을 해도 멈추지 않았던 것. 심씨는 L 군을 데리고 황급히 병원으로 갔고 혈압강하제를 먹은 후 거즈를 코에 쑤셔 넣어 코인두부까지 채워 넣었다. 그래도 코피가 멈추지 않아 코피가 목으로 넘어가게 되고 L 군도 고통을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심 씨는 L 군을 본원으로 데리고 왔다. 우선 L 군의 코에 쑤셔 넣은 거즈부터 뺐다. 거즈를 빼니 코피가 뚝뚝 흘러 내렸다. 사암침법인 지음과 상양을 놓아주자 눈에 띄게 코피 떨어지는 속도가 줄었다. 상태를 살피다가 행간사, 척택보를 놓으니 피가 흐르는 속도가 아주 완만해 졌다. 이후 소부사, 곡천보를 놓으니 코피가 곧 멈췄다.
한방에서 보는 코피의 원인은 다양하다. 첫째, 심(心), 폐(肺), 간(肝), 비위(脾胃) 등에 실열(實熱)이 쌓여 그 열이 상승하여 코피가 난다.
둘째, 체력이 약해지거나 무리한 운동 후에는 음혈(陰血)이 소모되고 허열(虛熱)이 생겨 코피가 난다.
셋째, 스트레스나 긴장 상태에서는 기혈(氣血)이 부조화를 이루어 코피가 난다. 수험생들은 항상 긴장과 심리적인 압박 상태에 있으므로 자율신경계가 실조되기 쉬워 코피가 잘난다.
넷째, 월경 중에 대상성(代償性)으로 코피를 흘리기도 하는데 이것은 혈허(血虛)하기 때문이다.
다섯째, 평소에 코가 약한 체질은 외감(外感)으로 감기만 걸리면 쉽게 염증이 생겨 코피가 터지기도 한다. 코피가 났을 때 집에서 할 수 있는 응급처치로는 코의 연골부를 엄지손가락과 둘째손가락으로 잡아서 비중격 쪽으로 눌러주고 입으로 숨을 쉬게 하면서 5~10분간 눌러 준다. 얼음이나 찬물찜질도 효과가 있다. 만약 10분이 넘도록 지혈이 되지 않는다면 신속히 병원이나 한의원으로 내원하여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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