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목동의 유명 재수학원 원장이 수능이 100일도 안 남은 상태에서 돌연 잠적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22일 강서양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양천구의 한 재수종합학원 원장 박 아무개 씨가 최근 잠적했다. 박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학원의 불어나는 채무를 갚지 못하고 최근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으며 강사들의 임금도 체불하는 등 경영난을 겪다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원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수능을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에 학원 측을 상대로 수강료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학원에 다니던 200여 명의 재수생 가운데 50여 명은 이미 목동과 노량진의 다른 학원으로 옮겼지만, 다른 마땅한 학원을 구하지 못한 수험생들은 독학하거나 단과 수강을 하며 얼마 남지 않은 수능을 준비해야할 형편이다.
이 학원 수강생 이 아무개 씨(20)는 “다니던 학원이 없어진다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당장 코앞에 닥친 9월 평가원 모의고사부터 걱정이다. 보상 말고 모의고사만이라도 보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는 불안감에 학원을 찾아와 대책을 요구하고 있으나 학원 측은 마땅한 대책이 없어 학생과 학부모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 강서양천교육지원청은 수험생과 학부모가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수험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