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을 역전하니 인생도 역전되더라”
산에이건축설계의 CF. ‘똑같은 집은 만들지 않는다’는 신조를 강조한다.
일본의 단독주택 분양회사인 ‘산에이건축설계’는 연 매출 637억 엔(약 7000억 원)을 웃도는 우량기업이다. 회사를 설립한 이는 고이케 신조 사장(48). 부동산 중개회사의 영업사원을 거쳐 1993년, 25세 때 창업했다.
산에이건축설계의 고이케 신조 사장.
그런데 일을 할수록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어쩐지 도쿄 23구 내 있는 주택들이 하나같이 개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10억 원 가까이 하는 고급 주택도 마찬가지였다. ‘개성적인 분양 주택이 없다면 스스로 만들어 팔자.’ 고이케는 이렇게 다짐하며 기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고이케가 설립한 ‘산에이건축설계’는 불경기 속에서도 1993년 창업 이래 승승장구 중이다. 그 비결은 뭘까. 이에 고이케 사장은 “단독주택을 만드는 회사들 대부분이 비용절감을 위해 디자인과 배치를 패턴화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집이란 고객에게 있어 ‘인생의 꿈’이다. 그런 꿈을 남들과 똑같이 찍어내는 건 식상하지 않는가. 우리는 ‘똑같은 집은 만들지 않는다’를 신조로 삼아, 하나뿐인 집 만들기를 거듭해왔다”고 전했다. 요컨대 그가 말한 성공비결은 간단하다. 특별한 디자인으로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것이다.
중고차 판매회사 ‘넥스테이지’의 히로타 세이지 사장.
히로타 사장의 본격적인 사회생활은 가스온수기 판매회사였다. 필사적으로 노력해 ‘톱 세일즈맨’ 위치에도 올라섰다. 그는 “일은 일대로 열심히 했지만, 여가시간에는 자동차에 푹 빠져 지냈다”고 말했다. 틈틈이 중고차 판매점을 찾아 자동차를 구경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느낀 것은 ‘중고차 판매직원들은 왜 이렇게 자신의 일에 의욕이 없을까’였다. 고객이 알아서 찾아와선지 몇 곳을 방문해도 직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는 “‘나라면 분명 더 많이 팔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회사를 차리게 됐다”고 밝혔다. 학벌이 없다보니 브랜드 자동차 판매점에는 채용되지 못할 게 뻔했다. ‘창립’은 중졸이라서 가능한 추진력이었다. 먼저 히로타 사장은 전문매장을 운영하는 전략으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예를 들어 창업 초기에는 ‘볼보’ 전문점으로 시작했다. 볼보는 메이저 차종이 아니라 전문점이 없던 반면, 마니아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자금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른 회사와 차별화를 도모하려면 이 방법이 최선이었다.
이후 SUV, 미니밴, 경차 전문 등 카테고리별로 특화된 전문 매장을 하나씩 늘려갔다. 특정 차종의 재고를 풍부하게 갖춤으로써 “원하는 자동차를 찾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졌고, 계약률은 치솟았다. 그렇다고 위기가 없던 건 아니다. 2000년대 초반 당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모방하는 회사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히로타 사장은 다시 한 번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했다.
보통 중고차 판매회사는 경매장에서 1000만 원에 구입한 차를 1500만 원에 되팔아 이익을 낸다. 하지만 히로타 사장은 1000만 원에 구입한 차를 거의 동일한 가격에 되팔기로 한다. 그렇다면 어디서 이익을 낼까. 그것은 부수적으로 판매하는 내비게이션, 코팅 등 이른바 ‘크로스셀’이라 불리는 옵션 제품들을 통해서다.
전략은 적중했다. 차량 가격이 떨어지면서 방문자 수는 무려 3배로 늘었고, 본체 가격이 낮아진 만큼 고객의 심리적 부담감도 줄어들었다. 그 결과 옵션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히로타 사장은 일본 전역에 62개의 점포를 거느린 중견기업 오너로 거듭났다. 그는 “돈을 버는 즐거움을 알고 나니, 쇼핑에서 얻는 기쁨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제 그의 목표는 “연 매출액 1조 원”으로 상향됐다.
드럭스토어 체인점 ‘겡키’.
이처럼 자수성가한 경영자들은 뛰어난 사업수완과 추진력 외에도 ‘일이 취미’라는 공통점이 있다. 드럭스토어 체인사업을 펼치는 후지나가 겐이치 사장(53)도 예외는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도쿄의 한 슈퍼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점장으로부터 “스터디에 참석해보지 않겠느냐”는 권유가 후지나가의 인생을 바꿨다. 경영 컨설턴트 아쓰미 슌이치의 세미나였다.
드럭스토어 ‘겡키’의 후지나가 겐이치 사장.
여기에 도쿄의 할인 시스템을 적용하자 실적은 눈에 띄게 급성장했다. 특히 고객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지역밀착형 점포 전개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현재 후지나가 사장은 호쿠리쿠 지역에 1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사상 최고 이익을 경신하는 등 순항 중이다. 그는 자신의 성공 비결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저성장 시대에는 움츠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도전정신만이 위기극복의 돌파구가 된다. 인생을 걸어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반드시 꿈을 이룰 수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