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염 앓고 ‘어지러워라’
멀미는 전정기관이 감각의 불일치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원인으로 병은 아니다. 처음 보행을 배울 때 기억 속에 근육의 움직임에 대한 눈, 귀 등의 감각기관계의 반응이 저장되고 나중에는 이 기억대로 감각기관들이 반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차를 탄 상태에서는 이동에 따른 근육의 움직임이 없거나, 기존의 기억과는 움직임이 달라 감각이 일치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차의 발진이나 정지 등과 같은 격한 움직임으로 전정기관이 자극을 받으면 어지럼증이 심해지면서 속이 메스꺼워진다. 피로나 두려움 같은 정신적인 긴장도 전정기관이 민감하게 반응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멀미약 외에 멀미를 예방하려면 차타기 전에 기름지고 매운 음식, 소화가 어려운 음식을 삼가고 차에 오르면 잠을 청하는 게 좋다. 좌석은 버스나 자동차는 앞, 비행기는 주날개 위쪽의 좌석, 배는 가운데가 낫다.
하지만 전정기관의 질환으로 갑자기 멀미를 하는 경우도 있다. 미로염이나 메니에르병 등이 그것으로, 이때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과 청력을 감지하는 와우로 이루어진 미로에 염증이 발생한 것이 미로염이다.
미로염이 있으면 평형감각, 청력에 이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독감 같은 상기도염이나 중이염이 미로염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심한 감기나 중이염을 앓은 다음에 메스꺼움, 어지럼증이 있다면 미로염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미로염을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와우가 손상, 청력이 나빠지게 된다.
메니에르병은 내이의 림프액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서 어지러움, 구토, 난청 등의 증상을 보인다. 미로염과 마찬가지로 방치하면 청력을 잃을 수도 있는 만큼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평소 편두통이 심한 사람도 정상인보다 멀미가 심할 수 있는데, 편두통을 치료하면 멀미가 사라진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