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 없는 ‘반상’…막판까지 혼돈 예고
지난해 우승을 다퉜던 티브로드와 신안천일염이 하위권에 처져 있고 7승 4패로 선두권을 형성 중인 3팀 외에도 무려 4개 팀이 승률 5할 언저리를 지키고 있어 올해 바둑리그는 최후의 최후까지 지켜봐야 가을잔치에 나갈 팀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반에서 종반으로 향하는 혼전의 한국바둑리그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이것이 승부다’라는 슬로건으로 펼쳐지고 있는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더블리그 총 18라운드, 72경기를 펼쳐 정규리그 순위를 정하고, 상위 4개팀이 스텝래더 방식으로 포스트시즌을 벌여 챔피언을 가린다.
바둑리그 판도가 어지럽게 된 이유는 작년 우승팀 티브로드와 2위 신안천일염의 부진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 티브로드는 11라운드 현재 5승 6패로 7위에 올라있고 이세돌의 신안천일염은 3승 7패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티브로드의 부진은 예상 밖이지만 진단은 의외로 쉽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 우선 1지명 박정환 9단이 바둑리그에 전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뼈아팠다. 박정환은 현재 4승 2패를 기록 중인데 티브로드가 11라운드를 소화했으니 겨우 절반 정도밖에 출전하지 못한 셈. 세계대회와 바둑리그 일정이 겹쳐서 그렇게 된 것인데 애꿎은 티브로드만 손해 봤다. 거기에 올해도 2지명 이동훈 8단이 ‘바둑리그 울렁증’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어렵게 시즌을 풀어가는 이유다. 이동훈은 현재 한국랭킹 6위로 타 팀 1지명보다도 순위가 높은데 이상하게도 바둑리그만 나서면 맥을 못 춘다. 올해도 4승 7패로 부진한 성적. 유독 바둑리그에서만 나타나는 이동훈의 울렁증은 유명한데 올해도 티브로드 이상훈 감독은 숙제를 풀지 못했다.
신안천일염의 꼴찌 추락도 뜻밖이지만 살펴보면 팀의 주축을 이루는 30대 트리오의 동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임을 알 수 있다. 주장 이세돌 9단이 박정환 9단과 같은 이유로 여섯 번 출장에 3승 3패로 부진하고, 2지명 조한승 9단과 3지명 목진석 9단이 각각 5승 4패와 5승 5패로 반타작. 이래서는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단체전으로 진행되는 바둑리그에서 선수가 갖는 부담감은 엄청나다. 이동훈 8단(왼쪽)의 경우 수년 동안 유독 바둑리그에서만 부진을 보이고 있어 팀 관계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반면 정관장 황진단의 선두 질주는 누구도 예상 못한 결과다. 1지명으로 신진서를 발탁한 것이 이르지 않느냐는 말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신진서 영입은 ‘신의 한수’가 됐다. 신진서는 개막전에서 랭킹 1위인 티브로드의 박정환 9단에 백 불계승하는 등 9전 전승으로 현재 바둑리그 다승 및 연승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또 지난해 팀의 1지명을 맡아 9승 7패로 명성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이창호 9단은 올해 부담을 덜고 팀 상승세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거기에 5지명 박진솔이 상대 에이스들을 거푸 잡아내면서 7승 1패, 팀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러나 8월 들어 신진서가 세계대회 출장이 잦아지면서 정관장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신진서가 두 번 연속 결장하면서 팀도 3연패 나락에 빠진 것. 낙관무드에 젖어있던 김영삼 감독이 다급해졌다.
정관장과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 팀은 포스코켐텍이다. 포스코는 초반 1승 4패로 부진했었다. ‘바둑리그는 초반 5경기에 결정된다’는 말이 있는데 당시 포스코 김성룡 감독의 낯빛은 핼쑥했었다. 그러나 부진했던 1지명 최철한 9단이 살아나면서 팀도 6연승, 선두권에 합류했다. 포스코켐텍 김성룡 감독은 “초반 주장 최철한 9단이 슬럼프에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최 9단이 제 모습을 회복하면서 팀도 살아났다. 성적 외에도 최철한 9단이 팀에서 희생하는 부분이 많다. 아마 그런 것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전해져 좋은 성적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최근의 상승세를 설명했다. 또 4강 플레이오프 진출팀을 예상해달라는 질문에는 정관장, SK엔크린과 최근 힘이 붙은 포스코켐텍도 들어갈 것으로 보고 남은 한 팀으로 물가정보를 꼽았다. 그는 “티브로드와 신안천일염이 강팀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처럼 각 팀 주장들이 세계대회 출전 관계로 빠져버리면 강팀의 의미가 없어진다. 1위 정관장의 최근 3연패, 강팀으로 분류됐던 티브로드와 신안의 하위권 추락도 그런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신생팀 BGF리테일CU과 화성시코리요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구축하고 있어 후반기 최종 순위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갯속 국면이다. 후반기 KB리그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총 규모 37억 원으로 단일기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우승상금은 2억 원이며 준우승은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이다.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 대국 승자는 350만 원, 패자는 60만 원을 받는다. KB리그는 매주 목∼일 저녁 6시 30분부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유경춘 객원기자
9월 25일 ‘2016 서울 차 없는 날’에 맞춰 광화문 도로에서 ‘바둑축제’가 열린다. “광화문에서 수담 즐기세요”…25일 차 없는 날 바둑축제 차가 없는 9월 25일 일요일, 서울 광화문 도로가 바둑으로 채워진다. ‘2016 서울 차 없는 날’에 맞춰 ‘KB국민은행과 함께하는 바둑축제’가 바둑팬들을 찾아간다. 서울특별시와 KB국민은행의 후원으로 지난 2014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이번 행사는 바둑계 최대 축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더욱 규모를 키워 다양한 볼거리와 풍성한 이벤트로 평소 바둑을 접하기 힘들었던 시민들에게 흥미로운 바둑의 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주요행사인 ‘서울 수담(手談) 1000’ 다면기 행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다면기 행사로 매년 인기가 높아지며 신청자가 증가하고 있다. 다면기 참가자는 8월 31일(수)부터 온라인(http://baduk.or.kr/event)을 통해 사전 접수를 진행하며, 참가자 전원에게는 본인이 대국한 바둑세트와 휴대용 부채를 기념품으로 증정한다. 또한 올해는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올스타전이 현장에서 개최돼 국내 최정상급 기사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그 외에도 홍보대사로 위촉된 프로기사 이세돌 9단, 이슬아 4단, 오정아 3단과 가수 김장훈이 사인회를 통해 바둑팬들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오전 11시부터 진행될 이번 행사는 서울시가 주최하고 KB국민은행이 후원하며 한국기원이 주관한다. [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