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관절염 소리 없이 온다
‘잘못된 걷기’로는 가위걸음(모델워킹), 팔자걸음(양반걸음), 11자걸음, 로봇걸음(발뒤꿈치가 아닌 바닥부터 지면에 닿는 걸음)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잘못된 걷기 습관은 무릎이나 목, 허리 통증은 물론 퇴행성관절염을 앞당긴다.
걷는 자세가 나쁘면 걷는 데 필요한 근육에는 별 힘이 가해지지 않고 불필요한 근육에 무리를 준다. 예를 들어 걸을 때 배 근육을 전혀 쓰지 않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등 근육에 힘을 더 주어 무리가 간다. 복부비만이 심한 사람들이 배가 나오면서 앞쪽으로 중심이 이동되면 척추에 쉽게 무리가 생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발이 아파서 다리를 살짝 절면서 걷는 경우에는 발목 또는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게 된다.
바른 자세를 익혀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하면 여러 가지 건강상의 이점을 기대할 수 있다. 우선 바른 자세로 걸을 때는 거의 온몸의 근육과 뼈가 운동에 동원된다. 특히 발목과 무릎, 고관절의 근육을 집중적으로 움직여 골반과 연결된 척추 지지 근육이나 관절, 인대 등을 강화시키고 허리의 유연성을 높여 준다. 하지만 걷는 자세가 나빠 몸이 앞으로 기운 채 걸으면 뒤쪽 허벅지 근육은 전혀 운동이 되지 않고 앞쪽 허벅지 근육만 자극을 받는 데 그친다.
걷기운동으로 뼈와 근육이 강해지면 골다공증 예방 효과도 기대된다. 칼로리 소모량도 커서 천천히 걸으면 1시간에 120㎉, 빨리 걸으면 300㎉의 열량이 소모된다. 뱃살이 두툼하게 잡히거나 전신비만이라면 안전하면서 효과적인 다이어트 운동으로 걷기를 권한다. 중년 이후에는 발병률이 높아지는 당뇨나 고혈압을 예방·개선시키는 데도 효과만점. 걸으면 걸을수록 심장이 튼튼해지고 폐활량이 늘어나 호흡기도 좋아진다.
걸을 때의 바른 자세는 상체를 똑바로 펴고 서서 자연스럽게 몸의 힘을 빼고 고개를 약간 든 자세다. 이때 등과 가슴을 쭉 펴고 턱을 가볍게 당기며 배를 안으로 당기도록 한다. 시선은 바닥이 아닌 정면에서 15° 위쪽, 전방 20~30m 앞을 본다는 느낌으로 향한다. 팔은 90° 정도 구부리고 크게 흔들며 걷는다.
발은 4단계 보행이 되도록 신경 쓴다. 발뒤꿈치가 땅에 가장 먼저 닿고 발바닥이 그 다음에 닿도록 한다. 발을 뗄 때는 뒤꿈치가 땅에서 떨어진 후에 앞꿈치를 떨어뜨린다. 걸을 때 발은 15° 정도 벌려야 하고 골반도 상하좌우로 조금씩 움직인다.
운동 삼아 걸을 때는 보폭을 평소보다 5㎝ 크게 해서 걸으면 자연스럽게 가슴이 펴지고 양손을 앞뒤로 흔들게 된다. 걷는 속도는 초보자라면 시속 3㎞로 걷다가 차츰 속도를 올려 6개월 후엔 시속 6.5㎞ 정도의 빠른 속도를 내는 것이 요령이다. 강도는 하루에 300㎉를 소모하는 정도가 적당한데, 시속 6.5㎞로 1시간 걷거나 달리면 320㎉가량 소모된다.
신발은 발끝 부분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쿠션이 들어 있는 조깅화보다는 가볍고 편한 운동화가 낫다. 발목과 발 앞꿈치가 잘 꺾이고 발바닥의 아치를 자극할 수 있게 신발바닥 소재가 부드러워야 한다. 특히 어린이 신발은 바닥이 부드럽지 않으면 안짱걸음 또는 팔자걸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발에 너무 꼭 맞는 신발보다는 발가락 끝에서 1.2㎝(청소년은 1.5cm) 정도 공간이 있는 신발을 고른다. 바닥의 두께는 1.5~2cm, 굽의 높이는 2.5㎝가량이 적당하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