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에 낀 활성산소 싸악~
우선 시금치에는 항암효과가 뛰어난 열세 가지 이상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들어 있다. 2007년 미국 <임상영양학저널>에 따르면 1984년부터 2002년까지 6만 6940명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시금치 등에 풍부한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인 ‘캠패롤’을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이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난소암 발생률이 40%나 낮았다.
시금치 하면 눈에 좋은 채소로도 빼놓을 수 없다. 강력한 항산화제인 ‘루테인’과 ‘제아잔틴’이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결과에 따르면 시금치 등 식사를 통해 루테인과 제아잔틴 섭취량이 높은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한 백내장 발생 위험이 22%나 감소했다.
특히 루테인(Lutein)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개별인정형 성분으로 정식 승인을 받았다. 루테인은 시금치 같은 녹황색 채소에 많이 들어 있는 카로티노이드의 일종으로, 자외선으로 인해 눈 안에 생기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아직 학계에서 널리 인정된 것은 아니지만 혈중 루테인 농도가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에 비해 동맥이 더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루테인이 혈관질환을 예방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루테인은 비타민처럼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시금치처럼 루테인이 풍부한 채소나 루테인 보충제 등으로 보충해야 한다. 평소 자외선 노출이 많거나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 PC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 가족 중에 황반변성·백내장 환자가 있다면 시금치를 자주 먹는 것이 좋다.
애주가들도 시금치를 가까이 하면 득이 많다. 간에 좋은 비타민 A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술독을 빨리 풀어준다. 비타민 A는 피부와 모발, 시력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다만 시금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고,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는 ‘옥살산염’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으므로 칼슘 섭취가 부족한 사람은 피한다. 또 갑상선 기능을 떨어뜨리는 고이트로젠이란 물질이 들어 있어 갑상선 질환이 있는 사람은 시금치를 먹지 않는 게 좋다.
흔히 시금치를 많이 먹으면 결석이 잘 생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시금치를 하루에 500g이상 매일 먹을 경우에만 해당되므로 적당히 먹는 사람은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루테인을 잘 섭취하려면 익히지 말고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루테인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6~20㎎. 시금치 나물을 80g가량 먹으면 채울 수 있는 양이다.
비타민 C의 파괴를 줄이고 싶은 경우에도 샐러드 등으로 시금치를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데치면 비타민 C가 30% 이상 파괴되고, 엽산도 파괴된다. 오래 삶거나 끓이면 베타카로틴까지 물로 녹아 나온다. 때문에 끓는 물에 데치는 대신 씻은 시금치를 위생 팩에 넣고 전자레인지에서 짧은 시간 가열해도 좋다.
이때 팩에 구멍을 한두 개 뚫어준다. 시금치를 생으로 먹을 때는 깨끗하게 씻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병원성 대장균 등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
시금치 속 비타민 A의 흡수율을 높이려면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살짝 볶아서 먹는 것도 좋다. 시금치의 녹색이 진해질 때까지만 볶고 소금은 마지막에 넣어야 한다. 처음부터 소금을 넣으면 수분이 빠져나가 맛이 없어진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정경연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