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선 줄이고 한쪽선 키우고
남성의 가슴이 과도하게 발달하는 현상은 주로 비만과 노화, 약물 부작용 등이 원인이 된다. 그러나 ‘여성형 유방’ 또는 ‘여성유방증’이라는 질환 때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성유방증은 성호르몬 분비 이상으로 남성의 가슴이 기형적으로 비대해지고 여성과 같은 멍울이 생기는 병으로 지난해 영국에서 가슴축소 수술을 받은 남성 환자 중 70%가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비만이 원인인 나머지 30%의 경우 의사들은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호전될 수 있지만 쉽고 빠르게 해결하려는 현대남성들이 수술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BBC 방송은 이렇게 남자들의 가슴수술이 늘고 있는 또 다른 원인에 대해 신체적인 원인뿐 아니라 심리적인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즉 여성뿐 아니라 남성의 몸도 각종 대중매체를 통해 크게 부각되면서 몸매에 대한 남성들의 과도한 의식이 ‘가슴 성형’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탄탄한 가슴은 남성미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한쪽에서 가슴을 줄이는 동안 한쪽에서는 많은 남성들이 비지땀을 흘리며 ‘가슴미남’ 되기에 매진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또 차선책으로는 남성용 브라는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이처럼 남성의 몸에 대한 뜨거운 관심 속에 상체가 대중에 공개된 유명인사들 사이에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오바마 미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꾸준한 운동으로 다져진 조각 같은 가슴으로 찬사를 받은 반면 영화배우 잭 니컬슨, 존 트라볼타, 잭 블랙,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수상 등은 관리 안 된 처진 가슴 때문에 한동안 입방아에 오르내려야 했다. 또 20년 만에 <인디아나 존스>에 복귀하며 건재함을 과시한 ‘남성미의 상징’ 해리슨 포드도 나이와 함께 처지는 가슴이 대중지에 실리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렇지만 해리슨 포드는 지난해 5월 65세의 나이로 오랫동안 연인관계로 머물던 22세 연하의 여배우와 결혼을 하며 이 같은 우려를 단번에 해소시켰다.
이예준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