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 사진=이재정 의원 페이스북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경찰청이 제출한 ‘백남기 씨 사망건과 같이 피해일로부터 1년가량 경과 후 사망 시 부검한 사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 9월 28일 경찰의 물대포에 의해 사망한 백 씨와 관련해 경찰은 2차례 걸쳐 부검영장을 청구했으며 결국 법원은 집행방법을 제한하고 유가족과 협의를 중심으로 한 4가지 단서를 달아 조건부 부검영장을 발부했다.
백 씨가 지난해 11월 14일 제1차 민중총궐기 대회 현장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후 317일간의 투병 끝에 올해 9월 25일 사망했음에도 불구, 경찰은 부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나섰다.
그동안 이철성 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항의방문 등의 자리에서 백 씨 부검 영장의 부적절성에 대해 “일상 변사사건 처리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이 일선서에 확인한 결과 피해일로부터 1년여 지난 후 사망 시 부검을 실시한 사례는 단 1건에 불과했다. 경찰이 제출한 관련 사례는 지난 2014년 3월8일 강원 원주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집에 침입한 절도범을 집주인이 빨래건조대와 허리띠 등으로 머리를 수차례 가격해 병원 치료 중 약 10개월 만인 같은해 12월25일 숨진 사건이었다. 경찰은 이 사건의 명확한 사인규명을 위해 부검을 실시했다.
경찰이 제출한 사건의 경우 당시 절도범과 집주인간 실랑이 과정에서 정당방위의 여부를 가리기 위해 부검의 필요성이 인정되나 백 씨의 경우 살수차 CCTV 영상을 통해 이미 경찰의 물대포가 직접적 사인임이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변사사건 처리지침을 이유로 부검 강행을 주장한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이 의원은 “백씨의 제1사인은 경찰의 물대포로 인한 사망이 명백한 상황에서 경찰의 무리한 부검시도는 결국 진상규명보다 부검을 통한 여론환기에 따른 진실을 은폐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며 “경찰은 유가족이 극도로 반대하는 부검을 강행할 생각을 하지말고 잘못된 집회시위 대처에 대한 반성과 망자와 유가족에 대한 사과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