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 영화인들 불참 등 행사 볼륨 줄어
6일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했다. (사진 KBS 방송 캡처)
6일 오후 7시30분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막을 올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서병수 부산 시장의 개막선언 없이 진행됐다. 서 시장이 지난 2월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에서 사퇴하고 민간에 이양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개막식은 지난 5월 선출된 김동호 조직위원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 체제로 진행됐다. 서 시장은 이날 개막식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오는 15일 폐막식에도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이 영화제 개막식에 불참한 것은 1996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20년 만이다.
영화제 레드카펫에는 개막식 사회자인 한효주, 설경구를 비롯해 개막작인 <춘몽>의 장률 감독, 배우 한예리, 김보성, 조민수, 이엘, 샤이니 민호, 박소담, 배종옥, 안성기, 오지호, 와타나베 켄 등 250여 명의 배우들이 참석했다. 특히 배우 가운데 김의성은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과 자율성을 주장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레드카펫에 서 눈길을 끌었다.
감독으로는 <그물>의 김기덕, <덕혜옹주>의 허진호와 임권택 감독 부부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영화인들의 보이콧으로 행사의 볼륨감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지적과 우려가 있었으나 약 5000여 명에 이르는 관람객들이 행사를 즐기는 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날 우아한 블랙드레스를 입고 모습을 드러낸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지난 시간 동안 걱정을 끼친 만큼 영화제 본연의 자세로, 영화인의 축제로 관객과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69개국에서 출품한 299편의 작품들과 월드‧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22편을 선보이며 15일까지 총 10일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작품들은 총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펼쳐지며 올해 개막작은 한국영화로 5년 만에 개막작에 선정된 장률 감독의 <춘몽>, 폐막작은 후세인 하싼(이라크) 감독의 <검은 바람>이다. 개막식 사회는 배우 설경구와 한효주가 맡았으며, 폐막식은 김민종과 최여진이 진행한다.
지난 10월5일 부산을 강타한 태풍 ‘차바’로 해운대 백사장에 마련된 ‘해운대 BIFF 빌리지’가 파손됐다.
한편 거듭된 악재로 지난 5일 오전 태풍 ‘차바’가 부산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부산국제영화제의 특징으로 꼽혔던 ‘해운대 BIFF 빌리지’가 파손되기도 했다. 개막식인 6일까지 수리가 불가능해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결국 BIFF 빌리지를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으로 장소를 변경해 진행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
부산=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