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사벽 두산 장기 휴식이 ‘약’이자 ‘독’…신바람 LG가 최대 다크호스
두산의 선발 투수 4명은 ‘판타스틱4’로 불릴 만큼 막강하다. 왼쪽부터 더스틴 니퍼트, 유희관,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연합뉴스
서재응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두산의 유일한 약점이 마무리였다. 그런데 이용찬이 합류하면서 그 약점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용찬은 9월 21일 상무에서 제대 후 다음날인 22일부터 내야수 이원석과 함께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현승을 중간에 넣고 홍상삼, 이용찬 순으로 불펜을 운영하고 있다. 이용찬이 없을 때에는 그 운영의 폭이 한정돼 있었지만 이용찬의 합류가 두산 불펜에 숨통을 틔워줬다. 변수는 이용찬이 앞으로 얼마나 경기 감각을 되찾느냐 하는 부분이다. 복귀 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20여 일간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더 채워나가야 할 것이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도 유일한 약점으로 꼽힌 마무리 문제가 해결된 두산의 전력은 포스트시즌에 올라온 다른 4팀이 넘볼 수준이 아니라고 말했다. “일단 선발이 정말 막강하다. 니퍼트,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으로 가동되는 선발진은 쉽게 말해 ‘넘사벽’이다. 20여 일을 쉬는 게 오히려 약점으로 꼽힐 만큼 빈틈이 없어 보이지만 이 약점이 한국시리즈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두산의 4선발을 두고 야구팬들은 ‘판타스틱4’라고 부른다. 그만큼 강력한 선발진이 가동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훈기 해설위원은 두산이 흔들릴 수 있는 요인으로 “영원한 라이벌 팀인 LG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간다면 정말 재미있는 양상이 펼쳐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치르며 넥센, NC까지 꺾고 LG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그 마지막엔 모든 선수들이 지쳐 힘을 못 쓸 수 있기 때문이다.”
KBSN스포츠의 대니얼 김 해설위원도 두산이 우승 못하는 시나리오는 LG가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LG가 상승세를 타고 한국시리즈까지 내달린다면 그 기세는 쉽게 제어하기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 LG의 원투펀치로 꼽히는 허프와 류제국의 마운드 운영이 매우 뛰어나다. 단기전에서 최고의 무기는 강력한 선발 투수다. LG와 두산의 올 시즌 상대 전적을 살펴봐도 그리 나쁘지 않다. 두산의 우승 가능성이 높지만 만약 그 우승에 어려움이 생긴다면 그건 상대가 LG일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대니얼 김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두산이 그 휴식으로 브레이크가 걸릴 위험도 있다고 조언했다. “게임을 뛰지 않고 훈련만으로 20여 일을 버티는 게 쉽지 않다. 선수들이 이런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무엇보다 투수들이 오랫동안 시동을 껐다가 다시 켰을 때 이전의 모습을 보여주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적당한 휴식은 보약이지만 너무 긴 휴식은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도 두산을 우승 후보로 낙점했다. “어느 팀보다 두산의 투수력이 가장 안정돼 있다. 야수들 또한 실력을 인정받은 팀이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나온다면 두산을 꺾기란 쉽지 않다고 본다. 김태형 감독을 중심으로 한 팀 분위기가 매우 안정돼 있다. 만약 2위 팀인 NC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고 가정해도 투수 전력면에서 두산이 우위에 있다. 모든 걸 따져 봐도 올 시즌 두산의 우승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포스트시즌은 분위기 싸움이다. 시즌 막판에 4위를 확정하며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LG가 만약 극적으로 KIA를 잡고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을 만난다면 넥센은 어려운 경기를 펼치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최근 염경엽 감독의 거취에 대한 소문이 나돌며 선수단 분위기가 뒤숭숭해진 터라 넥센은 구단주 문제부터 여러 가지로 예민한 편이다.
서재응 해설위원은 “넥센 입장에선 LG보다 KIA가 올라오는 게 더 유리할 것이다”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동안 넥센과 LG는 유독 박빙 승부를 많이 펼쳤다. 그럴 경우 2위 NC는 편안한 마음으로 두 팀의 경기를 지켜볼 것이다. 밑에서 힘을 빼고 올라와야 NC 입장에선 상대하기 더 수월할 게 아니겠나. 만약 순서대로 NC와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다면 굉장히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 양 팀 감독이 두산과 오랜 인연을 맺은 사령탑이고 평소 선후배로 친분을 나눈 것은 물론 김경문, 김태형 감독의 지략 대결을 볼 수도 있어 팬들로선 매우 흥미진진한 경기를 보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허구연 해설위원도 귀를 기울일 만한 예상을 내놓았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넥센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간다면 선발 자원에 문제점을 노출시킬 것이다. 두산을 상대하기엔 그나마 NC가 가장 적임자인데 전력 자체가 투수 쪽에서 빈틈을 보인다. 나성범, 테임즈, 박석민 등이 버티는 타선은 막강하다. 그러나 마운드가 영 신뢰를 못주고 있다. LG와 KIA가 만약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간다고 해도 그동안 치른 게임수가 많고 선수단 전체의 체력 문제가 대두될 수 있어 제대로 힘도 못 쓰고 두산에게 잡힐 가능성이 크다. 한마디로 정말 변수가 나타나지 않는 한 넥센은 NC에게 NC는 두산에게 먹이사슬처럼 연결될 수밖에 없다.”
한 해설위원은 시즌 초반 승부조작 파문에 이어 최근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 사태까지 더해지며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NC 선수단 분위기가 포스트시즌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김경문 감독 또한 “시즌 후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입장을 밝힌 터라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전력보단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는 게 더 중요한 부분으로 꼽혔을 정도다. 시즌 내내 경기 외적인 변수에 시달렸던 NC로선 포스트시즌에서 반드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해야만 한다.
대니얼 김 해설위원은 넥센의 전력이 이전 포스트시즌과 비교했을 때 약간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밴 헤켄이 최근 경기에서 안정된 피칭을 하지 못했다. 잘 던진 경기도 있고, 좋지 않았던 경기도 있다. 정규시즌에선 좋은 전력을 보이는 팀인데 단기전에선 로스터 구성원의 경기력이 정규시즌에 미치지 못하는 경향이 많았다. NC는 지난 2년 동안 가을야구에서 잘 안 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즉 큰 경기에 강하다는 걸 입증하지 못했다. 미안하지만 올해도 비슷한 양상이 펼쳐질 것 같다.”
대니얼 김 해설위원은 KIA가 헥터와 양현종을 이끌고 LG를 꺾은 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해도 더 이상의 상승세는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다른 해설위원들의 얘기처럼 더 이상 올라가기엔 전력면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다.
대니얼 김은 올 시즌 포스트시즌의 최고 변수로 ‘LG’를 꼽았다. “이전 불거졌던 문제점이 지금은 문제점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불펜도 괜찮고, 봉중근도 중간에서 자기 역할을 잘해주고 있고, 오지환(유격수) 손주인(2루수) 김용희(1루수)로 이어지는 센터라인이 한층 강해졌다. 마치 텍사스 레인저스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스타플레이어는 많지 않지만 그 안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 존재한다. LG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지켜보는 게 올 시즌 포스트시즌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오승환 대표팀 엔트리 탈락 허벅지 부상 이유도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 출전할 예비 엔트리 50인 명단이 발표됐다. 50인 명단에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선수 5명이 포함됐다. 추신수, 이대호, 강정호, 김현수, 그리고 손가락 수술을 받았던 박병호까지 이름을 올렸지만 관심을 모았던 세인트루이스의 클로저 오승환은 제외됐다. 해외 불법 도박 사건에 연루된 문제로 KBO리그로부터 출장 정지를 받은 오승환의 명단 제외는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었다. 세인트카디널스 오승환. 연합뉴스 그러나 문제는 오승환한테도 있었다. 그는 시즌 막판에 오른 허벅지 안쪽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위해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하고 있는 터라 어느 정도의 통증은 참고 경기에 뛰었고, 부단한 몸 관리 끝에 나중엔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는 얘기도 들려줬다. 하지만 무엇보다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오승환이 겨울 동안 쉬지 못하고 대표팀 합류를 염두에 둔 채 몸을 만들기 시작한다면 내년 시즌에도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로 활약할 오승환으로선 부담이 무척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얼마 전 세인트루이스에서 만난 지역신문의 한 기자는 오승환이 WBC에 출전할 수도 있느냐고 물어왔다. 아직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자 그 기자는 “내년 시즌 세인트루이스 전력에 매우 중요한 선수가 오승환인데 만약 대표팀에 차출된다면 그의 몸 상태가 온전히 유지될지 걱정이다”는 얘기를 전했다. 오승환도 “우리 팀에선 절대 (대표팀에) 가지 말라고 말하지 않는다. 선수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은 내가 져야 한다는 메시지도 숨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대표팀은 누구나 가고 싶은 자리이고,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선수들과 함께 나라를 위해 뛰는 일은 소속팀에서 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느낌을 준다. 그 부분 때문에 오승환은 계속 고민했고, 국가가 부른다면 대표팀에서 뛸 의향이 있었다. 그 생각을 이순철 위원을 만난 자리에서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BO와 김인식 감독은 일단 오승환을 엔트리에서 제외시키는 것으로 여론을 잠재웠다. 오승환으로선 내심 서운할 수 있는 결정이지만 자신의 야구인생을 위해선 대표팀 합류보다는 내년 시즌을 위해 천천히 몸을 만드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내년 시즌 이후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와의 계약이 마무리된다. 즉 자유의 몸으로 소속팀 또는 새로운 팀과 지금보다 더 좋은 조건의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예비 엔트리는 최종 엔트리 발표 전까지 변경이 가능하다. 김인식 감독으로선 좀 더 이 상황을 신중히 지켜보고 싶을 것이다. [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