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 구단주가 직접 편지까지 작성해 적극 나서…국내 드래프트 신청 재확인

하현승은 투타 겸업을 하는 ‘이도류’로 194㎝의 큰 키에 빠른 발, 뛰어난 운동 능력을 갖춰 일찌감치 고교 야구 최대어로 손꼽혔다. 고2 때는 타자 쪽 재능에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 고3인 지금은 투수로 많은 성장을 이뤘다.
하현승은 고2인 지난해 타석에서 26경기 32안타 5홈런 타율 0.323 OPS(출루율+장타율) 0.983을 기록했고, 마운드에서는 17경기 49⅓이닝 6승 무패 64탈삼진 평균자책점 1.84를 올렸다. 올해는 성적이 더 좋아졌다. 타자로 17경기에 나서 27안타 3홈런 20타점 타율 0.491 OPS 1.365를, 투수로는 10경기 28이닝 3승 45탈삼진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 중이다.
하현승은 고3이 되면서부터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의 집중 관심을 받았다. 하현승이 등판하는 경기마다 KBO리그 스카우트들은 물론 MLB 스카우트들이 몰려 다닐 정도였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인 팀이 뉴욕 양키스였다. 양키스의 글로벌 선수 영입 총괄 책임자인 맷 슬레이터가 한국을 방문해 직접 하현승을 관찰했고, 하현승의 부모님과 부산고 감독을 만났다. 맷 슬레이터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전 임원으로 오승환, 김광현, 조원빈 등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영입한 MLB 유명 인사다.
양키스는 지금까지 하현승에게 세 차례의 계약금을 제안했다. 처음에는 225만 달러(약 35억원)였다. 그러나 하현승은 예상보다 높은 금액을 제안받았음에도 5월 29일 개인 SNS에 드래프트를 신청하겠다고 밝히면서 양키스와의 인연도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양키스는 선수의 의사를 확인했음에도 관심을 놓지 않았다. 양키스 구단주 할 스타인브레너 때문이다. MLB의 한 관계자는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가 하현승에게 큰 관심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양키스 구단주가 하현승을 영입하기 위해 직접 편지를 작성해 보낸 걸로 알고 있다. 국내 잔류를 선언한 하현승의 마음을 되돌리려고 구단주까지 나선 셈이다. 글로벌 선수 영입 총괄 책임자인 맷 슬레이터가 한국에서 하현승을 직접 관찰 후 작성한 스카우팅 리포트가 구단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구단주도 하현승 영입에 적극 나서며 계약금액이 점차 커진 듯 하다.”
양키스는 한화이글스배 고교 대학 올스타전이 끝난 직후 하현승 측에 250만 달러(약 38억 원) 이상의 계약을 수정 제시했다가 최근 300만 달러까지 올렸다. 이렇게 금액이 오를 수 있는 데엔 양키스 구단주의 관심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하현승은 부모님과 상의 끝에 26일 오전 양키스 구단에 최종적으로 거절 의사를 전했다. 이미 SNS에 국내 잔류를 선언했고, 300만 달러의 계약금에 흔들리기보다는 KBO리그를 거쳐 MLB 도전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부산고 박계원 감독은 하현승의 결정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300만 달러의 계약금도 거액이지만 양키스가 내세운 조건들이 굉장히 좋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제자가 고심 끝에 원래 정한 길을 가기로 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KBO 신인드래프트 참가 신청은 오는 7월 1일부터 8월 22일까지 이어진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