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 구단주 구애에도 잔류 결심…KBO리그 계약금 10억 원 이상 전망

잘 알려진 대로 하현승은 뉴욕 양키스로부터 최종 300만 달러의 오퍼를 받았다. 처음에는 225만 달러(약 35억 원)의 계약금이 250만 달러를 거쳐 300만 달러까지 상향 조정됐다. 하현승이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구단의 특별 관리 내용까지 포함된 제안서가 선수에게 전달됐지만 하현승은 부모님과 상의 끝에 6월 26일 오전 KBO 드래프트 신청을 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뉴욕 양키스는 지난 5월 29일 하현승이 국내 잔류를 처음 선언했을 때 내심 포기하는 모양새였다. 선수가 미국 무대보다 KBO리그를 먼저 경험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하고 하현승 영입전에서 발을 빼는 듯했다. 그러다 다시 불을 지핀 건 양키스의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였다.
양키스는 구단의 방향성과 하현승의 실력, 체형, 인성 등이 잘 맞아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한국을 방문했던 양키스의 글로벌 선수 영입 총괄 책임자 맷 슬레이터가 스카우팅 리포트에 관련 내용을 자세히 담았다는 후문이다. 이 보고서가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에게 전달되면서 구단주의 관심을 끌게 된다. 이 내용을 잘 알고 있는 MLB 관계자 A 씨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덧붙였다.
“1994년 LA 다저스의 피터 오말리 구단주가 박찬호를 영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처럼 양키스 구단주도 하현승 영입을 위해 자필로 편지를 써서 보냈을 정도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양키스의 색깔과 하현승의 이미지가 잘 맞았고, 육성을 통해 발전 가능성이 많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런데도 하현승은 최종적으로 정중히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 점이 정말 놀라웠다. 하현승이 원래 가고 싶었던 메이저리그 구단이 뉴욕 양키스였다. 그런 구단이 엄청난 제안을 했고, 구단주까지 나섰음에도 하현승은 국내 잔류로 결심을 굳혔던 마음을 바꾸지 않은 것이다.”
뉴욕 양키스는 그동안 아시아 아마추어 야구에 관심이 크지 않았다. 그러다 인터내셔널 스카우팅 디렉터가 교체됐고, 바뀐 스카우팅 디렉터가 아시아 선수들을 자주 체크하면서 하현승이 영입 리스트에 오른 것이다.
A 씨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하현승이 이례적으로 빠른 시기에 국내 잔류 의사를 밝혔다. 드래프트 신청이 7월 초부터인데 하현승은 5월 29일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공개했다. 아마도 그건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을 염두에 둔 움직임일 수도 있다. 양키스 관계자도 하현승이 아시안게임에 뽑힐 줄 알고 하현승 영입전에서 철수하려 했다고 말하더라. 그런데 대표팀은 이번에 아마 야구 선수를 뽑지 않겠다고 했고, 결국 하현승은 대표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양키스가 다시 관심을 나타낸 건 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 이후였다. 금액도 더 올랐고, 세부 조건이 더 풍성해진 터라 하현승과 부모님이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이후 300만 달러의 계약금까지 흘러나왔다. 그만큼 양키스가 하현승 영입에 진심이었다는 의미다. 얼핏 듣기로는 양키스의 남은 보너스풀을 모두 하현승에게 올인하라는 구단주의 지시가 있었다고 하더라. 그럼에도 하현승은 자신의 결심을 번복하지 않았다. 정말 놀라울 정도다.”
뉴욕 양키스는 하현승의 최종 결심을 전해 듣고, 그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현승은 드래프트 지명을 받고 이정후처럼 KBO리그를 평정한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 김지우도 지난 6월 22일 자신의 SNS에 “밤낮으로 깊이 고민하고 가족 및 서울고 김동수 감독님, 주변 분들과 상의한 끝에 이번 MLB 구단의 제안을 정중히 사양하고 KBO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지우는 “실제 계약 임박 단계까지 갈 만큼 가슴 벅찬 제안을 받았다”고 소개해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는데 그중 한 팀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였다.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처음 김지우에게 제안한 금액이 120만 달러였다. 구단에 남은 국제 계약금 한도(보너스 풀)가 그 정도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몇 차례 대화를 통해 금액이 150만 달러까지 올랐다. 토론토 구단은 김지우가 영입 결정만 한다면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트레이드해서라도 부족한 보너스 풀을 맞출 의향이었다. 또 다른 구단은 김지우에게 계약금 170만 달러까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김지우가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받은 최종 금액은 170만 달러였다. 하지만 김지우가 SNS를 통해 밝힌 것처럼 그의 결정은 국내 잔류였다.
김지우와 부모님을 잘 아는 KBO리그의 한 관계자는 “김지우가 국내 잔류 의사를 밝힌 이후에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오퍼가 계속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계속된 러브콜로 인해 부모님도 상당히 난감해 하신다”고 설명했다.
KBO리그의 한 스카우트는 하현승, 김지우의 국내 잔류 결정을 보고 이런 설명을 덧붙였다.
“생전 만져보지도 못한 거액을 제안 받고 선수나 부모님의 마음이 얼마나 흔들렸겠나. 그래도 드래프트에 신청하기로 나선 건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수십억 원의 계약금을 떠올리면 당연히 미국으로 직행하는 게 맞겠지만 고교 선수의 미국 직행은 향후 국제대회 대표팀 제외와 병역 문제 해결, 실패하고 돌아올 경우 2년간 KBO리그 무대에 나설 수 없는 점 등 다양한 규제들도 고민 요소였다고 본다.”
이 스카우트는 만약 키움이 하현승을 1순위로 지명한다면 계약금이 최소 10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신인 선수의 계약금은 2006년 한기주가 KIA 타이거즈 입단할 당시 받았던 역대 최고액 10억 원을 넘지 못했는데 하현승이 그 금액 이상의 계약금을 받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