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들 돈 흘러간 곳엔 A양 B양 C양…‘돈 냄새 잘 맡는 여우들 있다’
대형 사기 사건에 여자 연예인들이 이니셜로 등장해 세간의 이목을 끈다. 일요신문DB
특히 중견 연예인들이 이런 일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다. 중견 연예인이 홍보 모델로 나서거나 홍보 행사에 참석했던 업체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과거에는 중견 연예인 여러 명의 사진과 얼굴이 등장해 해당 업체를 추천하는 신문 광고가 게재됐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업체는 부도가 났다. 이로 인해 투자자 등이 사기 등의 혐의로 대거 고소고발을 진행하며 화제를 유발했으며 이로 인해 몇몇 중견 연예인들이 함께 피소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지방선거에서 중견 연예인 10여 명이 불법 선거운동으로 적발된 사례도 있다. 해당 연예인 가운데 일부는 경찰 조사에서 행사가 있다는 제안을 받고 현장을 찾았을 뿐 도착할 때까지도 선거운동인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선거 운동 역시 하나의 행사 정도로 생각하고 가볍게 응해 돈을 받았다가 문제가 됐던 것이다. 중견 배우들과의 친분이 두터운 한 방송국 전직 PD의 말이다.
“연예인에게 가장 큰 힘은 역시 유명세다. 중견 탤런트들은 젊은 스타들만큼 폭발력 있는 인기를 갖춘 것은 아니지만 오랜 기간 방송 활동을 하며 쌓은 친근감이 있다. 대중들 입장에선 이런 친근감을 신뢰도로 연결해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그들의 친근감을 바탕으로 업체를 홍보하려는 이들도 많다. 문제는 문제가 있는 업체들이 그들을 원할 때가 많다는 점이다. 투자 등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중견 탤런트들을 홍보에 활용해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려 하는 것인데 그럼에도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자신의 유명세와 이를 바탕으로 한 친근감을 빌려준 중견 탤런트들이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젊은 스타들만큼 거액의 대기업 CF 시장에 접근하지 못하는 중견 탤런트들은 그런 위험성을 안고도 그런 제안을 받아들이곤 한다. 행사 참석 역시 비슷한 형태로 이뤄지는데 사실 연예인 입장에서 해당 업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홍보와 추천을 할 수는 없다. 대부분 소개해준 이를 믿고 그런 일을 하고 돈을 받을 뿐이다. 이런 형태는 중견 탤런트 뿐 아니라 개그맨, 성인가요 가수들에게도 비슷하게 일어나고 있다. 모두 유명세와 친근감을 갖췄지만 폭발적인 인기까지 확보하진 못한 연예인들이다.”
물론 그들 역시 일정 부분 책임은 있다. 문제의 업체와 연루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 가운데에는 연예인의 홍보와 추천을 믿고 투자 등을 결정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더 큰 문제는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연예인들이다. 대형 사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니셜로 등장하는 여자 연예인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예를 들어 대형 사기 사건의 주범이 물 쓰듯이 사기로 벌어들인 돈을 쓴 정황이 드러날 때 ‘여자 연예인 A’ 등으로 언급되는 이들이 자주 발견된다. 여자 연예인에게 집을 사주거나 고급 외제 승용차를 사줬다는 등의 내용이 종종 알려지는 것. 대형 사기범과 여자 연예인 사이에 뭔가 부적절한 관계가 예상되는 대목이지만 이니셜의 주인공이 대중에게 밝혀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사기 사건에 직접 연루된 당사자는 아니기 때문이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임원의 얘기다.
“기막히게 돈 냄새를 잘 맡는 여자 연예인들이 있다. 그런 대형 사기 사건의 주인공들은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쪽 바닥에서 어느 정도 소문이 난다. 누군가 돈을 마구 쓰는 사람이 등장했다는 소문이 돌곤 하는데 어느새 그가 어느 여자 연예인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소문이 뒤따른다. 아마 그렇게 소문의 주인공이 되는 여자 연예인들도 얼추 그들이 사기꾼이라는 걸 알고 접근할 것이다. 그가 큰돈을 만질 때 가까이 지내며 적절히 줄 것을 주고 그 대가로 엄청난 부를 얻어내는 것이다. 어느 여자 연예인은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그런 사건의 주인공들과 그렇고 그런 관계를 맺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활동을 거의 안해도 돈이 상당하다고 한다. 연예계에선 ‘가장 돈 냄새를 잘 맡는 여자’라고 알려져 있을 정도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