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문제가 아닌 우문우답” 국감 준비 소홀 지적도
이은재 의원(새누리당 )이 지난 8월 31일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유성엽 교문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일요신문]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의 ‘MS 황당 질의’ 논란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프로억울러(방송인 조세호의 프로불참러처럼 억울한 처지을 받는 사람을 지칭하는 신조어)에 등극시키는 등 SNS와 온라인상에서 여전히 뜨겁다. 이은재 의원과 조희연 교육감이 때아닌 국감스타에 올랐다.
이은재 의원은 지난 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학교 소프트웨어를 일괄 구매한 것과 관련해 질의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은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MS오피스 프로그램을 왜 공개 입찰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구매했느냐”며, 조 교육감을 지적했다. 이에 조 교육감은 “MS 밖에 없는 프로그램이다. 한글 워드하고, MS 회사 외에 살 데가 없지 않냐”고 답변했다.
이어 이 의원이 “제가 묻는 거에 답변해라. 이 자리가 어느 자리인데 와서 이렇게 막”이라며, 조 교육감을 계속 다그쳤고, 조 교육감은 뭇내 억울한 표정으로 자리했다. 이게 논란이 되고 있는 이 의원의 ‘MS 황당 질의’ 사건이다.
이 의원은 8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이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 질의 응답하는 일련의 과정이 생략된 채 소관업무를 전혀 모르는 조 교육감의 동문서답식 발언이 이 의원의 ‘엉뚱질의’라며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작 엉뚱한 답변을 한 사람은 조 교육감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국감에서 이 의원은 “실제 S/W제조사 한컴은 총판이 아닌 15개 정도의 ‘교육파트너사’들이 있으며, 이들은 지역제한 경쟁입찰이 아닌 한 모든 일반경쟁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1·2차 단독입찰에 따른 유찰에 이어 3차 입찰에 응찰한 업체와 수의계약(낙찰률 99.9%)을 맺기 전에 이들 한컴 파트너사들이 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는지 담합에 의한 고의적 유찰 가능성을 점검했는지를 질의하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조 교육감 역시 이 의원과 본인이 오해한 부분이 있다는 반응을 전했다.
앞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이은재 의원도 정확히 모르고 질문했고 조희연 교육감도 정확히 모르고 답변한 것으로 서로 우문우답한 것인데 비판의 화살은 이 의원에게만 집중됐다”며 “조희연 교육감도 잘못된 답변을 했지만 거의 비판받지 않았다.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는 사건이었지만 이 사건이 너무 커져버려 두 분 모두 다시 정확히 해명하고 사과할 것은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행정부를 견제하는 국정감사가 미르재단과 관련한 정치 공방의 장으로 변하며 파행이 잇따르자 비난이 일고 있다. 그나마 사실 관계도 잘 모른 채 억지 발언과 잘못된 답변마저 나오며 국감이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어 씁쓸하다는 반응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