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한인 영주귀국 주민들과 투어 진행
【충북·세종=일요신문】 충북대 인문대학 노어노문학과에서 진행한 사할린 한인 영주 귀국 주민들과 함께하는 1일 역사 투어에 참여자들이 문의 문화재 단지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사진=충북대 제공>
【충북·세종=일요신문】남윤모 기자 = 충북대 인문대학 노어노문학과는 지난 8일 청남대 및 문의문화재단지 일대에서 ‘사할린 한인 영주 귀국 주민들과 함께하는 1일 역사 투어’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충북대 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단의 ‘인문 공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충북대 러시아·알타이지역연구소, 오송종합사회복지관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현재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는 2008년부터 이주하기 시작한 사할린 한인 2세대 67명(2016년 10월 기준)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 때 사할린 탄광개발, 비행장 건설 등의 강제 노역을 위해 일본인들이 조선인을 사할린으로 집단 강제 이주시켰고, 해방 이후 사할린 섬에 억류했다.
그 후 지난 2000년부터 한·일정부의 영주귀국 사업을 통해 사할린에 거주하던 한인 1세대들(1945년 이전 출생자)의 귀국이 본격화되기 시작, 국내 25개 도시에 약 4000여 명의 사할린 이주민이 한국으로 영주 귀국해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영주귀국대상자 범위가 한정돼 있어 사할린 이주민들은 형제, 자녀 등의 가족과 생이별한 채 생활하고 있다. 또한 언어 소통의 문제로 한국사회에 적응이 쉽지 않은 부분이 많다.
이러한 사실을 접한 충북대학교 노어노문학과 학생들은 지난 8월부터 오송종합사회복지관과 긴밀히 협조해 사할린에서 영주 귀국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1일 역사투어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이번 역사 투어에는 총 33명의 사할린 한인 영주 귀국 주민들이 참여했으며, 학생들은 러시아어와 한국어를 섞어 사용하며 여행 내내 말동무를 자처했다.
영주 귀국 주민들은 학생들에게 부모님들이 강제 노역에 끌려가게 된 사연들과 본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번 행사를 진행한 노어노문학과 김범식(만 23세, 3학년)학생은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사할린의 아픈 한인사에 대해 잘 알게 됐고, 오늘 그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학생들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즐겁게 즐기시고 가셔서 행사진행자로서 정말 뿌듯했다”며 “앞으로도 이분들을 위해 지원할 수 있는 일들을 계획해 지속적으로 교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득렬 충북대 대학인문역량강화사업단장은, “이번 인문공감 프로젝트는 지역의 주민들과 학생들이 함께 인문학을 공유하고, 더 나아가 인문학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며 “향후 지역 주민과 기관, 소외된 계층에 대한 지속적 교감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충북대학교 노어노문학과 학생들은 지역사회 인문봉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청주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들(1937년 스탈린 강제 이주정책으로 중앙아시아지역으로 이주됐던 한인)을 대상으로 한 한글교육 프로그램,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한글동화책 읽어주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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