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최근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정동영 전 의장이 열린우리당이 실패했다는 뉘앙스로 말했을 때 상당히 놀라고 충격받았는데 천정배 의원마저 (통합신당) 창당 선언을 해 더 큰 충격을 받았다”며 “솔직히 ‘천정배 너 마저…’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천정배 의원은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 전 의장의 충정은 이해한다. 아직도 속마음을 터놓고 서로의 진실됨을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신 전 의장과 나는 정풍운동 때나 열린우리당 창당 때 기질적으로나 상황 인식면에서 그 정도의 차이는 있었다. 신 전 의장은 담대하다고 할까,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전 의장과 나를 묶어 탈레반이라고 하지만 난 탈레반하고는 아주 거리가 멀다. 탈레반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썩 좋지 않다”라고 선을 그었다.
천 의원과 정동영 전 의장도 그리 좋은 관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정 전 의장이 독일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 10월 두 사람이 만나 당의 진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당시 천 의원은 “우리당의 부진에 대해 큰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말을 했다”며 “정 전 의장도 큰 틀에서 통합신당론에 동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 전 의장은 정계개편에 대해 최근까지 특별한 언급이 없다. 또 정 전 의장은 한 기자간담회에서 “4대 개혁입법의 모자를 잘못 썼다”라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당시 원내대표로서 4대 개혁입법을 추진했던 천 의원은 “개혁입법을 추진한 것이 잘못이 아니라 그것을 성공시키지 못한 것이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신 전 의장이 부친의 일본 헌병 오장 출신이 사실이 밝혀지면서 의장직을 사퇴할 때 정 전 의장이 아무런 지원사격을 해주지 않은 것에 아직도 섭섭해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천 의원은 신 전 의장의 사퇴를 반대했었다.
김지훈 기자 rapi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