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가 테리우스로?
박태환은 효심이 지극하기로도 유명하다. 6년 전 유방암 수술을 받은 어머니 유성미 씨는 지난해 교통사고와 오십견 등으로 매일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박태환은 늘 편찮으신 어머니가 걱정스럽다. 도하아시안게임에 온 유 씨는 “평소에도 ‘얼른 돈 벌어서 전세 살고 있는 부모님에게 좋은 집을 사드리겠다’며 의젓한 소리를 하는 아들”이라고 벅찬 미소를 지었다.
어머니 역시 “스타트할 때 보니까 갈비뼈가 다 드러나 보인다”며 그 새 몸이 야윈 아들을 걱정했다. 박태환은 경기에 들어가기 직전에도 관중석에 계신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깜짝 놀라 전화를 받은 아버지에게 박태환은 “그냥요. 어디 계신지 알아두게요”하며 실없이 전화를 끊었다.
요즘은 ‘마린 보이’ ‘한국 수영의 희망’으로 불리는 박태환이지만 원래 별명은 ‘박테리아’다. 전 국가대표이자 조오련 씨의 아들인 조성모가 이름과 발음이 비슷하다며 장난스럽게 지어준 것. 그러자 절친한 대표팀 선배 정두희가 맨 앞의 ‘박’ 자를 뺀 뒤 외모와 어울리는 ‘테리우스’로 고쳐줬다. 그러고 보니 ‘얼짱 스타’라며 인터넷을 후끈 달굴 만큼 수려한 용모까지 갖췄다.
박태환의 진짜 꿈이 ‘요리사’라는 걸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박태환은 한식이 될지 일식이 될지 아직 ‘종목’은 정하지 못했지만 먼 훗날 근사한 요리 스튜디오 하나 차려서 신나게 요리를 하고 싶단다.
“제가 음식 만드는 걸 아주 좋아하거든요. 엄마가 집에 안계시면 초등학교 때부터 혼자 김치찌개 된장찌개를 만들어 먹고 그랬어요. 맛이요? 좋∼죠.” 그가 요리사가 된다면 아시아, 아니 세계에서 ‘가장 수영을 잘하는 요리사’가 될 게 분명하다.
조범자 스포츠월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