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과 각별한 인연 ‘영남인맥의 정점’
한때 국내 5대그룹 순위표에서 나란히 순위를 다퉜던 삼성이나 LG, 효성그룹의 창업주가 동향인 데다가 한때 동업을 했었고, 결혼으로 사돈관계를 맺거나 한다리 건너 인척으로 연결되는 것도 다 우연이 아닌 것이다.
효성그룹은 그런 재벌가 인맥의 한가운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효성의 창업주 조홍제 회장은 아들 셋에 딸 둘을 뒀다.
큰아들 조석래 회장은 관료 출신인 송인상 전 재무부 장관의 셋째 딸 광자 씨와 결혼했다. 송 전 장관은 수출입은행장을 거쳐 능률협회장을 지낸 경제계의 원로로 78년 조홍제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은퇴하자 사위의 후견인 자격으로 효성 경영에 참여해 주력사인 동양나일론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송 전 장관은 신명수 전 신동방 회장 가문과 이봉서 전 상공부 장관(단암산업 회장)과 사돈관계를 맺고 있다. 송 전 장관의 큰딸 원자 씨가 이봉서 전 장관의 부인이다. 이 전 장관의 셋째 딸인 혜영 씨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큰아들 정연 씨와 결혼함으로써 조석래-송인상-이봉서-이회창이라는 혼맥이 연결되게 됐다.
또 송 전 장관의 차녀 길자 씨는 신명수 전 신동방 회장의 부인이 됐다. 신 전 회장의 장녀 정화 씨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 씨와 결혼했다. 노태우가는 또 SK그룹과 사돈을 맺고 있다. 송 전 장관 입장에선 민정당(=신한국당=한나라당) 전직 총재를 지낸 정치인들을 모두 사돈으로 맞은 셈이고, 조씨 가문으로선 송 전 장관가를 통해 신동방, SK로 이어지고, SK와의 연결고리를 통해 다시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 가문이나 한화그룹과 연결고리를 갖게 된다. 3공의 군부-권부-재력이 효성 가문에서 모두 만나는 셈이다.
조석래 회장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홍긍식 전 변호사협회 회장의 둘째 딸 문자 씨와 결혼했고 처남인 홍용희 씨와 홍건희 씨가 한국타이어에서 부회장을 지냈거나 지내고 있다. 조양래 회장의 둘째 아들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상무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셋째 딸 수연 씨와 결혼했다. 즉 이명박 씨와 조 회장이 사돈간인 셈이다.
조석래 회장은 아들의 혼사를 통해서 대통령을 지낸 인물을 한 명 더 사돈으로 ‘영입’했다. 지난 2001년 장남 조현준 부사장이 한국제분 이희장 회장의 셋째 딸 미경 씨와 결혼한 것. 재미있는 점은 이희상 회장의 큰딸 윤혜 씨의 남편이 전두환 대통령의 막내 아들 재만 씨로 조 부사장과 재만 씨는 동서간이다.
이로써 효성 조씨 가문은 전두환, 노태우 등 두 전직 대통령은 물론 이회창, 이명박이라는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유력 정치인들과 모두 사돈을 맺게 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가히 영남인맥의 정점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닌 것이다.
조석래 회장의 둘째 아들 조현문 효성 전무는 이부식 전 해운항만청장의 장녀 여진 씨와 결혼했다. 여진 씨는 노무현 대통령의 통역을 맡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에서 일한다는 게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조 회장의 막내 아들인 조현상 상무는 미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