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상간’ 소문 이어 스와핑 비디오 유출
헐크 호건은 복잡한 사생활로 종종 구설수에 올랐다.
1980년대 초, 쇼맨십 좋은 레슬러였으며 실베스터 스탤론의 <록키 3>(1982)에 출연하기도 했던 헐크 호건은 레스토랑에서 한 여자를 만난다. 린다 클레리지라는 글래머러스한 여성이었고, 그들은 2년 남짓한 연애 끝에 1983년에 결혼한다. 당시 헐크 호건(1953년생)은 30세, 린다(1959년생)는 24세였다. 두 사람은 1988년에 딸 브룩을, 1990년에 아들 닉을 낳으며 행복한 가정을 꾸렸고 헐크 호건은 레슬러로서 승승장구하며 프로레슬링 최고의 스타가 되었다.
그러나 50대에 접어들면서 헐크 호건에겐 큰 시련이 다가온다. 가족 모두 출연한 <호건 노우즈 베스트 Hogan Knows Best>(2005~2007)라는 리얼리티 쇼가 화근이었다. 아내인 린다는 물론, 틴에이저였던 두 자녀는 겉멋과 스타 의식에 빠졌다. 특히 아들 닉은 카레이서가 되겠다며 온갖 사고를 쳤다. 시속 200km에 달하는 과속 운전은 일상 다반사였고, 음주 운전은 물론 사람을 치기까지 했다. 온갖 범칙금에 보석금에 합의금까지, 아버지 헐크 호건은 항상 뒤치다꺼리에 바빴다. 게다가 아내 린다의 낭비벽은 극에 달했고, 딸 브룩은 가수가 되겠다며 아버지를 졸랐다. 너무나 사랑하는 딸이었기에 헐크 호건은 진심으로 지원했고, 이후엔 아버지의 ‘빽’으로 프로레슬링에 잠깐 입문하기도 했다.
문제는 딸의 음반 작업 때문에 일어났다. 연예계에 입문하는 브룩 호건에게 도움을 주던 사람들 중 한 명은 당시 33세였던 모델 크리스티나 플란테였다. 헐크 호건은 딸의 지인과 내연 관계가 되었다. 21살 연하와의 관계였고, 의부증이 있었던 아내 린다는 곧 눈치를 채고 결국 호건 부부는 2007년에 24년 동안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는다. 재산의 70퍼센트는 린다가 가져갔고, 헐크 호건은 좌절감으로 한때 죽을 생각을 했다.
헐크 호건과 브룩 호건의 살가운 부녀관계를 두고 근친상간적 관계일지도 모른다는 억측이 돌았다.
애써 면죄부를 준다면, 당시 호건 부부의 결혼 생활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린다는 헐크 호건을 항상 의심했고, 남편이 일 때문에 만나는 여자들과 모두 관계를 맺었다고 생각했으며, 끊임없이 정신적으로 배우자를 괴롭혔고 악담을 퍼부었다. 이후 헐크 호건은 하워드 스턴의 라디오 쇼에 나와 당시 심적 고통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그 결과 자신이 “더러운 짓”을 저질렀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플란테도 “이혼 전부터 린다는 이미 헐크 호건 곁을 떠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혼 후 그들의 행보는 조금은 충격적이다. 일단 헐크 호건은 스무 살 연하의 제니퍼 맥대니얼이라는 여성과 교제를 시작해 2010년에 두 번째 결혼을 했다. 한편 린다는 2008년부터 29세 연하의 스무 살짜리 애송이와 연애를 시작했다. 아들뻘인 그의 이름은 찰리 힐. 딸인 브룩의 고등학교 친구였다. 두 사람은 결국 2012년에 헤어졌는데, 브룩은 엄마가 자신의 고등학교 동창생과 사귀는 것에 대해 엄청난 악감정을 드러냈다. “찰리 힐은 루저다. 나이가 문제가 아니다. 인간성이 문제다. 그 자식에 대한 엄마의 사랑이라는 건, 현실적이지도 않고 옳지도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브룩이 보기엔 찰리 힐은 돈 많은 이혼녀에 달라붙은 쓰레기에 지나지 않았고 이것은 일정 정도 사실이었다.
헐크 호건의 전부인 린다(왼쪽)와 한때 애인 관계였던 29살 연하의 찰리 힐.
린다와 이혼하기 전인 2006년, 호건은 절친인 방송인 부바 더 러브 스폰지의 아내인 헤더 글렘과 관계를 맺었다. 부바는 스와핑을 제안했고, 당시 아내와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던 헐크 호건은 친구의 아내와 그런 관계가 된 것. 그런데 당시 두 사람의 성 관계를 담은 비디오가 2012년에 유출되어 인터넷에 유포되었고, 잠깐 동안이나마 잠잠했던 호건의 사생활은 다시 벌집 쑤신 듯 시끄러워진다. 호건은 친구인 부바가 몰카를 찍었다고 생각했지만 물증은 없었고, 결국 유출 통로가 된 사이트와 법정 싸움까지 가야 했다. 링에서는 무적이었지만, 삶에선 언제나 패배를 겪어야 했던 헐크 호건. 아마도 그처럼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던 셀러브리티는 흔치 않을 것이다.
김형석 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