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VS 반손’으로 재편되나
▲ 지난 5일 전남 화순에서 채탄작업을 체험한 손 전 지사.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경선 흥행을 위해 손 전 지사를 끌어들였지만 그의 지지율이 10%대에 육박하자 위기감을 느낀 범여권 주자들이 손 전 지사에게 총뿌리를 겨누고 있는 것. 40%대 지지율로 독주하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한 ‘이명박 죽이기’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범여권 내에선 손 전 지사가 어느새 ‘공공의 적’이 되고 있는 셈이다.
범여권 일각에선 이른바 ‘손학규 죽이기’ 논란이 범여권 대선구도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범여권 주자들의 ‘손학규 때리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할 뿐 손학규 대세론을 차단하기 위한 융단 폭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친노주자인 이해찬 전 총리는 10일 대구 기자간담회에서 손 전 지사를 겨냥해 “같은 대학을 나왔다는 것만 같고 살아온 길이 다르다”며 손 전 지사의 정통성 문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고 한명숙 전 총리도 12일 모 라디오에 출연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입장에서 제일 쉬운 상대가 손 전 지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꼬았다.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범여권 합류를 저울질하고 있을 때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비판했던 천정배 의원은 “비전과 정책이 우리와 같다는 점을 검증해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고, 정동영 전 의장은 직접적인 공격은 자제하고 있지만 측근들은 손학규 쏠림 현상과 관련해 ‘의원 빼가기’ ‘줄세우기 정치’ 등으로 비유하며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범여 주자들의 타깃이 되고 있는 손 전 지사는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묵묵히 대권가도를 걷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이 10%대에 육박하면서 세 확산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현재 공개적으로 손 전 지사 지지를 선언한 의원은 특보단 소속 김부겸 안영근 조정식 정봉주 신학용 한광원 김동철 의원과 10일 특보단에 합류한 오제세 의원 등 8명이다. 충청권과 호남권 의원들 중 상당수는 대통합 작업 추이를 지켜본 뒤 여차하면 손 전 지사 캠프에 합류할 것이란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계 의원들 중 일부도 손 전 지사를 직간접적으로 돕고 있어 손학규 쏠림 현상은 갈수록 그 위력을 더해갈 것으로 보인다.
손 전 지사 캠프 관계자들은 “복잡한 범여권 정치상황을 고려해 입장을 유보하고 있는 의원들이 많다. 손 전 지사가 공식적으로 범여권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대통합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경우 지지 의원들은 급격히 늘어날 것이고 족히 40여 명은 넘을 것”이라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