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시청자 1억’ 대도서관·윰댕 부부 이어 밴쯔도 이탈…주가 하락세
아프리카TV 측이 문제로 지적한 대도서관·윰댕 부부의 광고 방송.
[일요신문] 인터넷 개인 방송 서비스인 아프리카TV는 방송인과 시청자 사이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인터넷 방송을 정착시키며 미디어 소통의 장으로 발전해왔다. 또한 음식 먹는 모습을 지켜보는 ‘먹방’과 같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으며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던 BJ(Broadcasting Jockey)가 공중파 방송까지 진출하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인기 BJ가 탈퇴를 선언하며 아프리카TV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다.
‘탈 아프리카’의 선봉으로 나선 이는 BJ 대도서관(나동현)이다. 대도서관은 아프리카TV 내에서만 누적 시청자 1억 명이 넘는 인기 BJ다. 대도서관은 지난 10월 1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프리카TV의 갑질로 방송 정지를 당했다. 유튜브에서 방송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유튜브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할 계획을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0월 6일 BJ인 아내 윰댕(이유미)과의 합동방송이었다. 당시 방송에는 일본의 가수 겸 모델 시노자키 아이가 출연했다. 이들은 방송에서 시노자키 아이가 홍보모델을 맡고 있는 한 모바일 게임을 홍보하기도 했다. 아프리카TV는 게임 홍보를 문제로 삼았다.
대도서관은 “게임 홍보 내용이 들어간 방송을 미리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7일간 방송 정지 처분을 받았다”며 “우리에게 들어온 광고를 우리가 하는데 왜 아프리카TV에 돈을 줘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대도서관의 주장에 따르면 광고 방송을 할 때 호스팅 비용 명목으로 아프리카TV 측에 800만 원에서 1000만 원가량의 돈을 지불해왔다. 비용은 그가 소속돼 있는 CJ가 대납하는 방식이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예고 없이 광고 방송을 해도 방송 이후 호스팅 비용을 지불했기에 이번에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프리카TV 측에서는 통보 이후 곧바로 정지처분을 내렸다. 대도서관은 자신을 찾아주는 시청자들에게 상황을 이야기할 시간조차 얻지 못했다.
대도서관의 아프리카TV 채널. 방송정지가 공지돼 있다. 아프리카TV 홈페이지 캡처.
대도서관은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TV가 자신에게 제재를 가한 이유에 대해 “나를 ‘길들이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CJ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고 아프리카TV로 대부분의 대기업 광고를 유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더 큰 물의를 일으키거나 노골적인 광고를 하는 BJ들에게는 제재하지 않는다. 나는 당시 방송에서 ‘게임을 설치해보라’는 말도 없이 ‘재밌네요’라는 말만을 했다. 그것도 아주 잠깐의 시간이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아프리카TV에서는 BJ가 시청자를 상대로 한 광고 방송이 자주 이뤄지고 있다. 대도서관은 유독 자신에게만 아프리카TV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1인 미디어 시장은 아프리카TV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아프리카TV가 BJ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유튜브에서 활동하며 다른 활동 방법도 있음을 알리고 싶다. 아프리카TV를 망하게 하려는 것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독점 구조가 깨지고 그런 플랫폼들이 서로 경쟁을 통해 BJ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이탈 선언 이후 아프리카TV 내 다른 BJ들의 동요도 이어지고 있다. 인기 BJ 김이브(김소진)는 자신의 방송에서 “개인적으로 윰댕과 이야기를 하다 울 뻔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앞으로 유튜브에서 방송을 조금씩 할 것”이라며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먹방으로 유명한 밴쯔(정만수)도 지난 17일 방송에서 “솔직히 어이없는 일”이라며 “아프리카TV가 북한도 아니고 할 말은 해야 한다. 누구는 담배 피워도 정지 안 주고 누구는 바로 정지를 준다”고 말했다. 대도서관의 의견과 같이 아프리카TV 측이 BJ들을 차별대우한다는 주장도 했다. 결국 그는 20일 아프리카TV에서의 이탈과 동시에 유튜브 활동을 선언했다. 대도서관, 윰댕의 ‘탈 아프리카’ 행렬에 동참한 것.
대도서관·윰댕 부부를 지지하며 자신의 심경을 밝힌 밴쯔. 밴쯔(정만수) 인스타그램 캡처.
이에 아프리카TV가 위기라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아프리카TV 내에는 인기 BJ들이 많지만 대도서관과 밴쯔의 존재감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른 일부 BJ들과 달리 방송이나 시청자들의 채팅창에서 욕설이 없는 ‘클린 방송’으로 불리며 거부감이 없어 폭넓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 대도서관의 ‘이적 선언’ 이후 주식시장에서도 아프리카TV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종가 2만 9100원이던 아프리카TV는 20일 2만 4900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3000억 원에 달하던 시가 총액도 2700억 원을 기록 중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BJ 대도서관은 누구? 클린방송 지향 ‘인터넷 방송계 유재석’ 아직까지 BJ라는 단어가 많은 이들에게 익숙하지만 대도서관은 스스로를 ‘콘텐츠 크리에이터’라고 칭한다. 그는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다. 대도서관은 주로 게임을 하며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내용을 주로 방송한다. 그는 본인이 욕설을 하지 않을뿐더러 시청자들의 욕설 채팅도 금지해 다소 과격하고 선정적일 수 있는 인터넷 방송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대도서관은 ‘인터넷 방송계 유재석’으로 불릴 만큼 10대, 20대 초반 위주의 팬이 많은 다른 BJ에 비해 폭넓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많은 신입 BJ들이 대도서관을 롤모델로 삼고 있기도 하다. 그는 아프리카TV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TV방송, 온·오프라인 광고까지 진출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상] |
아프리카TV에서 방송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 인터넷 개인방송은 ‘성공하면 큰돈을 만질 수 있는’ 돈벌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대표적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일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시청자가 방송인에게 ‘별풍선’이라는 아이템을 선물해주면 방송인이 이를 현금으로 환전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하지만 아프리카TV 아이템 중에는 ‘스티커’라는 아이템도 존재한다. 아프리카TV에서 판매하는 아이템. 아프리카TV 홈페이지 캡처. 아프리카TV 측에서 판매하는 추가기능으로는 시청인원 확장, 화질 향상, 방송리스트 상단노출, 매니저 추가 등이 있다. 방송에 입장 가능한 시청인원을 500명 추가시키려면 7일에 25만 원을 내야 하고 프리미엄 화질로 방송을 하려면 7일 동안 9만 원이 필요하다. 채팅창을 관리하는 매니저를 추가하려 해도 7일에 1만 원의 비용이 드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BJ가 자신의 방송을 리스트 상단에 노출시키기 위해서도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이 같은 아프리카TV의 구조에 일부 이용자들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인터넷 방송 플랫폼은 추가 비용 없이도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며 “BJ나 시청자 모두 다른 방송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이적’을 선언한 대도서관의 팬들도 “게임방송을 시청하는데 유튜브가 화질이 더 좋아서 만족한다”며 “채팅 등 일부 기능에서 불편함이 있지만 유튜브 측에서 앞으로 개선하겠다고 해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