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강 구도 속 ‘공공의 적’ 티브로드 잡아라!
이로써 앞서 9일 신안천일염에 승리하며 창단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4위 SK엔크린을 비롯해 3위 티브로드, 2위 정관장 황진단, 1위 포스코켐텍의 순으로 정규리그 순위가 확정됐다.
KB리그는 프로야구와 같이 스텝래더 방식으로 포스트시즌이 진행되는데 이에 따라 정규시즌 3위 티브로드와 4위 SK엔크린이 준플레이오프를 먼저 갖고 거기서 승리한 팀이 2위 정관장 황진단과 플레이오프를 치른 다음 최종적으로 1위 포스코켐텍과 챔피언결정전을 갖게 된다.
포스코켐텍이 11승 5패의 성적으로 정관장 황진단을 따돌리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포스코켐텍은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다.
전반기 한때 5할도 못 맞추며 하위권에서 허덕였던 포스코켐텍은 8라운드에서 4승 4패로 균형을 맞추더니 후반기에만 거침없는 6연승으로 거두며 단숨에 1위로 뛰어올랐다. 초반 팀의 주축 최철, 나현, 변상일이 세계대회 관계로 자주 오더에서 제외되며 고전했지만 후반기에는 거의 전력누수가 없었다는 게 1위에 오른 원동력이었다.
포스코켐텍은 가장 큰 강점은 전력이 고르다는 것. 1지명 최철한(국내랭킹 8위)이 예전 같진 않지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고 2지명 나현(12위), 3지명 변상일(11위)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나현은 12승 2패(신진서에 이어 다승 2위)로 정규리그 우승에 앞장섰다. 각각 7승 9패를 기록한 4지명 윤찬희와 5지명 류수항도 제몫을 해주고 있는 것도 든든하다.
2위 정관장 황진단은 아쉬움이 남는 정규시즌이었다. 13승 1패로 다승 1위에 오른 신진서를 필두로 이창호, 김명훈, 한승주, 박진솔이 모두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하면서 후반기 한때는 2위와의 격차를 3게임까지 벌렸지만, 막판 중요한 시기에 신진서가 세계대회 일정을 소화하느라 빠지는 바람에 2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레귤러 멤버가 모두 출전하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팀이다.
3연패를 노리는 티브로드는 올해 역시 막강하다. 에이스 박정환이 일정 관계로 열 번(8승 2패)밖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2지명 이동훈, 3지명 김승재, 4지명 강유택, 5지명 박민규로 이어지는 라인은 박정환이 빠졌어도 타 팀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전반기 한때 3승 5패로 부진했을 때에는 모든 감독들이 한마음이 되어 기뻐했을 정도. 하지만 이후 7승 1패를 거두며 무난히 포스트시즌 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특히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는 1위 포스코켐텍을 상대로 박정환이 없는 상태에서 4-1로 승리, 두터운 선수층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현재 바둑 관계자들이 우승 영순위로 가장 많이 꼽는 팀이기도 하다.
4위 SK엔크린은 원투펀치 박영훈(10승 4패)과 안성준(12승 3패)과 이끄는 팀. 전반기는 4승 4패로 마감했지만 후반기 5연승을 거두면서 4위에 턱걸이했다.
전문가들은 포스트시즌을 3강 싸움으로 보면서도 박정환 9단을 보유한 티브로드가 다소 우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포스트시즌을 3강 싸움으로 예측한다. 포스코켐텍, 정관장 황진단, 티브로드가 우승을 다툰다는 것이다.
포스코켐텍 김성룡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솔직히 전력은 티브로드가 우리보다 앞선다고 생각한다. 박정환, 이동훈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솔직히 말해서 가장 피하고 싶은 팀이다. 그런데 티브로드를 상대로는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SK엔크린이 잘 싸워줄 것으로 보인다. 팀 구조 상 우리와 정관장보다 오히려 SK가 티브로드에 강점이 있다. 그런데도 티브로드가 올라온다면? 아마 우리가 불리할 것이다. 4 대 6 정도로 열세가 될 것이다. 티브로드에게 두 번을 이겨야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SK나 정관장이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오는 것이다. 그때는 6 대 4까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더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포스트시즌을 예상했다.
바둑TV 해설을 맡고 있는 이현욱 8단 역시 ‘3강’의 강세를 예상한다. 그는 “포스트시즌은 기세의 싸움인데 그런 면에서 6연승을 거둔 티브로드가 SK엔크린보다 유리하다고 본다. SK엔크린의 치명적인 약점이 박영훈, 안성준의 원투펀치를 받쳐줄 확실한 1승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마 그것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발목을 잡을 것이다. 티브로드와 정관장의 대결은 정말 예상하기 어렵다. 기세 못지않게 오더 싸움이 중요할 것이다. 만일 오더 제출 결과 박정환-신진서 등 양 팀 전력이 정면충돌 하는 구도가 나온다면 오히려 정관장이 유리할 수도 있다. 세 팀의 대결은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 당일 컨디션이 변수가 될 텐데 그래도 굳이 한 팀만 꼽는다면 랭킹1위 박정환 9단을 보유한 티브로드에게 점수를 더 주고 싶다. 바둑에서 랭킹1위는 거의 확실한 1승 카드니까”라고 분석했다.
포스트시즌의 포문을 여는 티브로드와 SK엔크린의 준플레이오프는 11월 3~4일 오후 3시부터 열릴 예정이며 플레이오프는 11월 18일, 챔피언결정전은 12월 1일부터 예정돼 있다. ‘이것이 승부다’라는 슬로건으로 펼쳐지는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총 규모 37억 원(KB리그 34억, 퓨처스리그 3억)이며 우승상금은 2억 원이다. 준우승은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이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