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안철수·박지원 ‘삼각 구도’가 정계개편 좌우
김한길 전 의원.
둘은 1997년 대선과 2002년 대선에서 정권교체 및 정권 재창출 과정에서 역할을 한 야권의 대표적인 책사다. 야권의 당권·대권 주자이자, 대표적인 비노(비노무현)계 인사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안철수 발 정계개편이 분수령을 맞았을 때 김 전 의원(1월3일)과 박 위원장(1월22일)은 순차적 탈당으로 야권 원심력 폭발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국민의당 이후엔 포지션 체인지에 들어갔다. 국민의당이 안철수·천정배 공동체제 당시 김 전 의원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며 3두 체제를 형성했다.
그러나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전격적인 야권 통합 제안 이후 안 전 대표와 김 전 의원이 정면충돌하면서 3두 체제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김 전 의원은 야권 통합 제안에 대해 “뜨거운 토론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안 전 대표는 “낡은 정치, 옛날 방식에 타협할 수 없다”고 독자노선을 고수했다.
김 전 의원은 공동 선대위원장직을 벗어던졌고 그 이후 현재까지 두문불출하고 있다. 무너진 3두 체제를 꿰차고 들어온 게 박 원내대표다. 통합 연대론자인 박 원내대표는 당시 김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의 만남을 촉구했다.
4·13 총선에서 최대 승자로 등극한 국민의당은 4월 말 ‘박지원 원내사령탑’ 체제를 띄우면서 안철수·박지원 간의 밀월관계가 형성됐다. 호남 강화에 나선 안 전 대표와 차기 당권을 노리는 박 원내대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신 3두 체제는 ‘4·13 총선 홍보비 파동’으로 조기에 막을 내렸다. 이후 박지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출범했다.
이제 관심은 안 전 대표와의 새로운 관계 형성으로 모인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의 대권후보, 박 원내대표와 김 전 의원은 당권후보다. 대권 출마의 여지도 충분하다. 이들의 삼각 구도에 따라 당내 역학구도는 물론, 제3 지대 정계개편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와 김 전 의원의 앙금은 여전한 상황이다. 안 전 대표와 박 원내대표도 새누리당 연정론을 둘러싼 이견 차에서 보듯, 차기 대권 전략에서 차이를 보인다. 킹메이커를 넘어 킹 욕심을 간간이 내비친 박 원내대표가 ‘당권 직행이냐, 대권 직행이냐’도 이들 관계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들 삼각 축의 1차 교통정리는 내년 1월 15일로 예정된 국민의당 차기 당 대표 경선이 될 전망이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