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웠던 한 때’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사태로 우병우 안종범 이원종 등 참모진 대다수를 사표수리했다=연합뉴스
[일요신문] 박근혜 대통령은 30일 최순실 비선실세 의혹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 참모진의 대규모 사표를 수리했다. 지리부진 퇴진을 미뤄오던 우병우 민정수석의 사표도 드디어 수리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이원종 비서실장과 안종범 정책조정·김재원 정무·우병우 민정·김성우 홍보수석의 사표를 수리했다.
또한, 이재만 총무·정호성 부속·안봉근 국정홍보 비서관 등 박 대통령을 18년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사표도 전격 수리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2014년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으로 비선실세 정윤회 수사에서도 버티다가 이번 최순실 사태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 25일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뒤로 5일 만이다. JTBC의 박 대통령 연설문 등 자료를 외부 유출한 것도 모자라 대상이 최 씨라는 보도가 나간지 엿새만이다.
무소속 김종훈 의원이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7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단상으로 향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옆에서 ‘백남기 농민 부검 대신 사과’ ‘나와라 최순실’이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일요신문DB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현 상황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각계의 인적 쇄신 요구에 신속히 부응하기 위해 대통령 비서실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야권은 박 대통령이 이날 교체한 우 수석과 안 수석, 문고리 3인방에 대해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인적쇄신 대상으로 우선 거론했다.
박 대통령 역시 정치권의 거센 쇄신요구에 이어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고, 최근 대통령 하야 등을 요구하는 집회 등이 잇따르자 이같이 조치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대통령은 우선 신임 민정수석에 최재경(54·경남 산청) 전 인천 지검장을, 홍보수석에 배성례(58·서울) 전 국회 대변인을 각각 내정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신임 비서실장과 정책조정·정무수석의 후속 인사를 조속히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최 씨가 이날 극비 귀국한데 이어 검찰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등 이번 참모진 대거 교체가 박 대통령의 남은 국정운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