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에겐 ‘행복도시’, 개구리에겐 ‘불행도시’
19세기 산업화로 인한 패권주의가 성행하면서 당시 영국이나 유럽은 개발로 인한 환경오염으로 홍역을 앓았다.
그 휴유증으로 영국의 젖줄인 템즈 강변에 있는 영국의사당에서는 회기 중 악취로 창문을 열지 못하고 의원들이 회의를 진행했었다. 부단한 환경정화 노력으로 템즈강이 회복은 했지만 자연 생태계나 주변 환경은 본래의 모습을 잃었고 인위적인 노력으로 현재를 유지하고 있다.
이 환경운동의 변천사 속내에는 인간이 좋은 환경에 살려는 부단한 노력과 개발이라는 양면을 지니고 있다.
행복도시 건설과정에서 집단서식지가 발견되면서 논란이 됐던 행복도시 장남평야의 ‘금개구리’가 최근 또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 금개구리 멸종위기 야생 생물 2급 지정
금개구리는 행동이 굼뜨고 서식 반경이 좁아 포식자에 취약하며 농약 살포 같은 서식지의 환경 악화로 개체수가 줄어드는 등 이 땅에 살아남은 고유아종으로 인정되면서 멸종위기 야생 생물 2급으로 지정돼 있다.
도심 개발과 습지 소멸, 소 택지와 저수지, 논을 중심으로 한 수역이 사라지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생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해안의 해안선을 따라 저습지 등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점차 분포 영역이 다양하게 확인되고 있다.
금개구리는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개구리 류 중에서 먹이 활동을 할 때 집중력과 정확성이 가장 떨어지는 특성을 가진 종류로 알려졌다. 심지어는 눈앞에서 움직이는 지렁이, 갑충 류 등도 잘 놓치는 등 왕성한 활동보다는 신중하고 조용한 생활과 소구역의 생활 영역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개구리는 웅덩이 생활에 익숙해 깊이 잠수, 수서 곤충류를 먹이로 한다. 평소의 생활 습관 때문인지 적절한 월동 지를 찾는 행동을 거의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수답이나 밭가의 옹달샘, 산자락의 약수터 주변 등에서 서식한다.
하지만 개발과 매립 등으로 인해 서식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무엇보다도 금개구리의 최대 적으로 먹이를 꼽는다. 식량 증대를 위해 살포되는 농약에 노출된 크고 작은 곤충과 지렁이 등을 금개구리가 먹으면서 잔류 농약에 의한 피해가 발생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 세종시 금개구리 개체 수 감소
세종시 신도시(행복도시) 중앙공원 개발과정에서 대체서식지로 옮겨진 금개구리 개체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2만 5000여 마리에서 5백여 마리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상 살아남은 것은 2%로 추산됐다.
그동안 세종시 신도시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논 면적을 줄여야 한다’와 ‘유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대립각을 세우며 맞서왔다. 1년여 만에 최근 재개된 행복도시 중앙공원 다자간협의회에서는 이를 두고 뜨거운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환경청은 생존에 필수적인 생태습지(물)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금개구리 보전지역 100만㎡면적 중 31.3%(31만3000㎡)에만 농경지(논) 형태로 물을 공급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금강 하천 수(24.9℃)가 아닌 수온이 낮은 지하수(12~16℃)를 공급해 서식지 감소와 금개구리 번식기능 저하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또 건설폐기물, 축산폐수 등이 서식지를 잠식하는 등 뱀과 포유류 등 천적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조사시기가 논의 물 빼기 시기에 해당해 금개구리 올챙이가 죽거나 개체 수 증식에 장해를 끼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중앙공원은 기본설계 당시 48만7000㎡ 였던 논 면적이 기본계획 변경 후 74만1000㎡까지 급증했다. 공원 전체 면적 140만9000㎡의 절반을 넘어서는 규모다. 환경청은 금개구리를 보전하기 위해 대체 서식지 100만㎡를 생태습지로 회복할 것을 LH에 권고했다. 금강에서 하천수를 취수하고 농경지 및 수로 주변에 넓은 면적의 연못 형 습지나 둠 벙 등 서식 습지를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금개구리의 변화, 개체 수 증감 등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 및 성과평가를 철저히 할 것과 서식지 위협요인을 제거한 후 대체서식지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밖에도 ▲축산폐수로 악화된 서식지에 대한 수질정화 및 생태습지 복원 ▲맹꽁이 및 포식자(천적)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 및 관리 철저 ▲기계 경작 최소화로 논경작 부작용 해소 ▲대량 이식되는 외래종 왕 우렁이의 개체 수 제한 ▲중앙과 외곽 수로 재정비 ▲금개구리 환경보전방안 재수립 등도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개체 수 감소에 대해 금개구리가 살기에 좋지 않다는 주장이다. 개발로 인해 서식지 인근에 아파트, 상가 등이 밀집 되면서 해충 퇴치를 위한 소독으로 오염과 함께 먹이가 줄어들어 먹이 공급이 원할하지 못하다는 주장이다.
# 서식지 논란
행복도시 입주자대표협의회와 중앙공원 바로 만들기 시민모임은 “환경청이 개선방안을 제시한 것은 현재 대체서식지가 금개구리 서식환경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금개구리를 다른 대체서식지로 옮기거나 논 면적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006년 기본계획 당시 중앙공원은 이용 형 공원으로 설계됐다”며 “공원에 논은 원치 않는다. 대체서식지를 조성해 금개구리를 다른 곳으로 이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세종생태도시시민협의회, 세종참여연대, 세종지속가능발전협의회, 세종환경운동연합(준)등은 “환경청의 조사는 현 대체서식지에 금개구리가 서식 가능한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환경청의 개선방안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계절적으로 논에 물을 뺀 상태에서 수로중심으로 관측조사를 통해 이 정도 발견된 것은 상당히 많은 개체수가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식환경을 더 좋게 하기 위한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개선방안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며 “공원의 설계공모안 취지에 살려 논 면적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식지 논란은 시민들 간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인위적인 부단한 노력도 좋지만 자연그대로의 서식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왕성한 활동보다는 신중하고 조용한 생활과 소구역의 생활 영역을 선호하는 금개구리를 위해 이에 맞는 또 다른 대처서식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 서식지 인근에는 국립중앙수목원이 조성중이다. 일각의 우려처럼 인위적으로 조성 중인 중앙수목원은 향후 관리를 위해 약 살포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현 위치는 개발계획에 따라 면적 확보도 녹록치 않은 형편이다.
# 청주 원흥이 두꺼비 살리기는?.
청주 원흥이 두꺼비 운동은 환경운동연합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시 전국적으로 이슈를 만들어 청와대 까지 움직였고 여타 환경뉴스에 최고의 이슈로 등재되기도 했다.
환경운동에 한 획을 그은 “원흥이 두꺼비 살리기 운동”은 충북지역 시민운동에 모범이 되는 사례로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아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원흥이 두꺼비에 대한 운동 방향에 대해 신중한 여론도 조심 스럽게 나오고 있다. 당시에는 법원 앞 원흥이 방죽(저수지)을 원형보존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려 막대한 비용이 소모됐다. 원형 보존한 방죽으로 새끼를 낳기 위한 두꺼비 대이동이 시작돼 “두꺼비 로드 킬”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 졌다.
더 정확하게는 산남동의 개발주체인 당시 주택공사(현LH)와 일부 학자들은 두꺼비의 서식지 파괴가 개발로 심각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두꺼비 서식지 이동을 요구 했지만 환경단체의 거센 반대에 부딪쳐 방죽은 보존 했지만 두꺼비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두꺼비의 새끼 낳는 서식지는 보존 했지만 두꺼비가 살아갈수 있는 생태계, 즉 생활터전은 파괴되는 결과물을 얻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금까지 원흥이 두꺼비 보존에는 추산 약 330억의 유무형의 비용이 소모됐고 현재 청주시에서 원흥이 두꺼비 생태 관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약 2억5000만원의 자금이 위탁받은 환경단체에 운영 자금으로 지원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막대한 비용은 직간접적으로 청주시 산남동과 성화동에 입주한 주민들이 많이 부담했을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민들도 두꺼비 운영을 위해 일정부분을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2003년 초기 환경운동에는 원흥이 방죽 보존과 두꺼비 살리기에 대거 참여해 청주시민들과 심지어 유치원 어린이들까지도 고사리 손으로 십시일반 성금을 냈었다.
또 시민단체와 지역 식자층들은 故 노무현 대통령 당시에는 두꺼비를 살리기 위해 청와대 까지 삼보일배를 하면서 대단한 정성도 보였다. 하지만 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식지가 개발되면서 두꺼비들의 개체수가 증가하지 못하고 점차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진정한 두꺼비 살리기였는지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꺼비 로드 킬로 수많은 두꺼비가 사라졌다는 표현도 나온다. 하지만 청주시 생활 쓰레기 매립장 이었던 현 청주KBS(성화동일대) 인근 지역이 개발되면서 두꺼비들의 먹이 사슬이 파괴돼 개체수가 감소 했다는 분석에 식자층들은 주목하고 있다.
또 두꺼비의 주요 서식지인 산남동과 성화동을 연결하는 구룡산은 인근 시민들의 휴식처로 각광을 받으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사람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어 두꺼비가 살기에는 어려운 환경으로 변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결국 원흥이 두꺼비로 모토로 한 환경운동의 정신적인 면은 성공 했으나 정작 이 운동의 주인공인 두꺼비는 서식지가 파괴돼 두꺼비 살리기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에선지 작금에 이르러 서식지 이전에 대해 청주시에 20억 지원금이 환경단체에서 요구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결과를 놓고 보면 초기에 일부 학자들과 LH공사가 두꺼비 생존을 위해 서식지를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과 논리가 현재에 와서는 옳았다고 볼 수도 있다.
일부 학자들이 주장했던 두꺼비들이 살기 좋은 서식지로 이전됐다면 수많은 두꺼비들이 로드 킬과 서식지 파괴로 인한 개체 수 감소는 없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고 두꺼비 먹이인 전염병의 매개체인 해충과 벌레들을 현재 주거 아파트가 주된 곳에 기르기에는 현 주변여건이 맞지 않다.
# 금개구리 복원성공
멸종위기 야생 생물 2급으로 지정된 금개구리의 복원사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복원에 성공 했다. 서울대공원은 금개구리 사육장을 직접 만들어 인공증식 하는데 성공 했다. 서울대 공원은 지난해 궁동생태공원에 시험 방사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농업 기술 연구원 연구팀도 금개구리 14마리를 포획 증식에 성공 했다.역시 500마리를 올해 임진강 평화습지원에 방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운동의 방향도 일부 주체세력들의 아집에 억매여 주장이 강해지면 운동의 주체에게도 피해가 간다. 또 환경운동의 명분과 당위성이 빚을 바랠 수 있다.
시설 이관에 따른 문제점도 예상된다. 현재대로라면 개체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향후 시의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부단한 노력에는 박수를 보낼 만하다. 하지만 진정 환경운동이 무엇이고 진짜 주인공인 금개구리를 위한 일은 무엇인지 명철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심사숙고 할 필요가 있다.
lin13031303@ilyods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