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네트워크 다시 가동 방위산업 장밋빛 미래 꿈꿔볼까
지난 10월 29일 출소한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제공=LIG넥스원
LIG넥스원은 1976년 설립 이후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함께 신궁·천궁(지대공유도무기), 해성(함대함유도무기) 등 각종 레이더와 센서를 개발하며 국내 1세대 방위산업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금성정밀공업을 전신으로 하는 LIG넥스원은 2004년 LG이노텍 방산사업부에서 분사했다. 구 전 부회장의 공백 기간 그룹을 이끌어온 이효구 LIG넥스원 부회장도 LG이노텍 출신이다.
방위산업(방산)은 전형적인 정부 주도형 산업이며 무기를 수출하는 데도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때문에 오너와 최고 경영진이 전면에 나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경영방식이 방산업계의 주요 경쟁력 중 하나로 꼽힌다. 따라서 구 전 부회장의 부재는 그간 LIG넥스원의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로 작용했다. 특히 한화가 삼성과 빅딜을 통해 방산업 덩치를 급격하게 키운 것이 LIG넥스원에는 사업적 어려움을 겪게 된 결정타가 됐다.
LIG넥스원은 구 전 부회장의 복귀가 그룹이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쟁사인 한화가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리며 방산업계에서 박근혜 정부의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도 LIG넥스원에는 호재일 수 있다.
구 전 부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취업제한 규정에 따라 앞으로 5년간 LIG그룹의 등기임원이 될 수 없다. 하지만 대기업 오너들이 옥중에서도 회사 상황을 보고받고 챙기는 것이 일반적인 데다 굳이 등기임원에 오르지 않더라도 경영상 최종 판단을 할 수 있어 어떤 식으로든 경영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그룹 내부 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며 ”사업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구 전 부회장은 일단 막후에서 해외 수출 쪽을 지원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 전 부회장은 과거 콜롬비아에서 서어서문학 교환학생 과정을 보내며 3년간 체류한 경험이 있다. 그 후로도 오랜 기간 현지 고위직 등을 상대로 네트워크를 쌓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법인 설립 등 중남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LIG넥스원으로서는 구 전 부회장의 네트워크가 절실하다. 이 때문에 구 전 부회장이 당장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더라도 중남미를 비롯한 해외 수출의 활로를 마련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LIG넥스원이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당장 국내에서 사업영역이 상당 부문 겹치는 한화와 치열한 경쟁구도를 극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구 전 부회장이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경쟁자인 한화는 삼성과 빅딜, 두산DST 인수 등을 통해 덩치를 키웠다. 방위사업은 규모의 경제가 중요해 인수합병(M&A)이 필수 요소로 꼽힐 정도인데 한화는 이미 몸을 한껏 불린 상태다.
반면 LIG넥스원은 M&A에 투자할 만한 자금이 풍부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이렇다 할 먹을거리마저 부족한 상황이다. 구 전 부회장이 이 두 가지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방위사업이 그룹의 주력 사업이니만큼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ilyo.co.kr
구본상 전 부회장 ‘박수환 송사컨설팅’ 받고 거액 건넸나 지난 9월 검찰은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이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뉴스컴) 대표로부터 ‘송사 컨설팅’을 받고 거액의 비용을 지불한 정황을 포착됐다. GS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등 뉴스컴과 거래해온 기업들을 들여다보던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2012년 LIG건설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과 관련해서도 박수환 대표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검찰은 박 대표가 LIG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 법률자문 등 위기 전략에 대한 컨설팅을 한 것으로 보고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당시 옥중에 있던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은 출정 조사를 요청받기도 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2010년 전후에는 홍보를 담당할 만한 부서 자체가 없었던 탓에 외부 홍보 컨설팅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시 컨설팅 비용이 수억 원에 달하는 거금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수년에 걸쳐 홍보를 대행해 왔기 때문에 액수가 컸을 뿐 일회성 비용이 아니었다”며 “그 건(박수환 송사컨설팅)은 일상적인 컨설팅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인정받아 조사가 일단락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