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탈당 한 달여 전인 지난 10월21일, 한 모임에 참석해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개혁정당에서 대표로 오라고 하는데 좀 더 두고 봐야겠다. 사실 지금 노무현씨가 민주당에 있고 싶어서 있나. 또 내가 한나라당에 있고 싶어서 있겠는가. 그 사람이나 나나, 한마디로 갈 데가 없는 것 아닌가.”
그런 그가 한 달 만에 개혁정당에 합류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의원은 25일 탈당 겸 입당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가진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 김원웅 의원 | ||
김 의원이 입당 전에 유시민씨와 합의를 했다고 밝힌 대목은 개혁정당이 특정 정당에 흡수되지 않는 독자적 정치세력화, 다시 말해 정당은 지역주의에 뿌리를 둔 기존 정당과 거리를 두고 노무현 후보 개인에게는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는 것이다.
“물론 노 후보를 지지할 것이다. 기왕 할 (선거)운동이라면 제대로 하겠다. 감동적인 승리를 만들어 낼 생각이다. 승리하는 싸움을 해낼 각오가 돼 있다.”
그는 한나라당에 입당한 ‘철새 정치인’과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보냈다. “몇몇 한나라당 의원들은 ‘자민련의 이양희, 전용학 의원 등은 받을 수 있어도 오장섭 의원은 받을 수 없다’고 한다. 또 자민련에서 온 한나라당 의원은 ‘의원들은 받아도 JP는 받을 수 없다’고 한다.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자민련 선발대가 왔는데 본대(本隊)는 왜 못온다는 얘긴지 모르겠다. 철새 정치인들을 선별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그들을 가려내서 받겠다는 것 자체가 부질없는 얘기다.”
김 의원은 자민련 의원들을 겨냥한 듯 이런 말을 덧붙였다. “특히 충청권이 수구세력의 본산으로 남아있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충청권의 정치지형을 바꿔놓겠다.”
김 의원은 이어 한나라당 내 개혁 성향의 의원들에게도 고언을 던졌다. “개혁 성향의 의원들이 한나라당을 근본적으로 바꿔내는 역할을 못하고 있다. 당 이미지를 높이는 장식품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 적당한 당직이나 받으면서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 이렇게 간다면 개혁은 절망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걸 알면서도 계속 몸담고 있는 것은 정직하지 않은 일이다.”
둥지를 박차고 나온 김 의원은 탈당의 변에서 이렇게 밝혔다. “잘나가는 집에 사람들이 꼬이듯 매일매일 식구가 늘어납니다. (중략) 그러나 그럴수록 저는 자꾸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황량한 벌판으로 다시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