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들어 하루 500명꼴 신규 가입…총동원령 내려
박사모 카페 메인화면.
[일요신문]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민심도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지난 11월 4일 한국갤럽에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최저인 5%를 기록했다. 이어 10일 리얼미터에서는 박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TK 지역의 지지율도 새누리당이 민주당에 밀리고 있다는 결과도 내놨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통령을 옹호하는 보수 세력은 강한 단합력을 보이며 결집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팬클럽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온라인상에서 한창 세를 불리는 중이다. 이들은 최근 부쩍 늘어난 온라인 카페 회원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리며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팬클럽 사이트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박사모 카페는 최근 2004년 개설 이후 제2의 중흥기를 맞고 있다. 카페 회원수는 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된 2012년 12월 7만 3653명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걸어왔다. 하지만 비선실세 국정농단이 이슈로 떠오른 이후인 10월 30일까지도 6만 7633명에 그치던 회원이 11월 10일 현재 7만 2529명까지 증가했다. 약 10일 사이에 5000여 명이 카페에 가입해 하루 500명꼴로 회원이 늘어난 것.
단순히 가입자만 늘어난 것이 아니었다. 카페 구성원의 활동 또한 활발해지고 있었다. 카페가 개설된 포털 사이트에서 공개한 ‘활동 회원수’역시 가입자와 함께 늘고 있었다. 10월 중순까지 1400여 명에 그치던 활동 회원수는 11월 6일 7309명으로 기록됐다. 카페 내 가장 많은 글이 게시되는 ‘자유게시판’에서는 10월 30일 기준 하루 107개의 글이 올라왔지만 11월 10일에는 3배 이상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시판에는 대통령을 응원하는 글부터 국정농단 사태를 보도한 언론사를 비난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내용들이 올라오고 있다.
진보 성향 커뮤니티에 올라온 조롱 인증 사진.‘하야하라’는 말로 게시판이 도배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편 카페 운영진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대처했다. 박사모 중앙회장 정광용 씨가 다수의 운영진에게 신속하게 글을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이다. 일부 회원은 ‘긴급 자유게시판 관리자’로 임명, 적극적인 카페 관리에 나섰다. 이후 박사모 반대편 세력의 글이 게시되는 일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정 씨는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한동안 카페 분란을 일으키는 글이 수도 없이 올라왔다. 음란한 사진을 올리기도 해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어 조치를 취했다. 3일 정도 시간이 지나니 곧 잦아들었다”고 설명했다.
11월 3일부터는 오프라인 활동을 도모하기 시작했다. 정 씨는 ‘총동원령 준비 단계에 진입한다’며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후원 계좌를 공개하며 금전적 후원을 호소했고 총동원에 함께할 다른 단체를 소개했다. 이들은 헌법수호 시민연대,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 대한민국 애국연합, 엄마부대 등과 함께 나설 것을 밝혔다. 정 씨는 “초기 6개 단체가 돕겠다고 했지만 그 사이 더 많은 단체들이 참가하겠다고 나서 현재까지 17개의 단체가 추가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부터 박사모에 일부 임원들이 추가로 합류했다. 강원본부장, 대전본부장 등이 합류했다는 공지에서 ‘복귀’라는 표현이 쓰였다. 이에 대해 정 씨는 “이전에 박사모에 함께 있다가 잠시 따로 떨어져서 활동을 했다. 이들이 다시 복귀한 것이다”라고 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지난 2014년 ‘서북청년단’ 재건을 추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박사모는 각 본부마다 활성화의 차이는 있겠지만 카페를 살펴보면 전국본부의 박사모청년포럼, 기독교·가톨릭·불교 등 각 종교 청년회를 비롯, 서울 동서남북부 본부부터 경기·인천·이북5도까지 33개 전국 본부로 나눠져 있다. 각 본부에는 많게는 9개까지 지역 지부가 조직돼 있다. 전국 본부 중 일부에는 본부장을 임명, 본부장이 지역의 박사모 회원들에게 각각 연락을 취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관리하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