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배상금·호르무즈 통제권 등 14개항’ 제안서 미국 측에 전달…트럼프 “검토해도 수용은 상상 어려워”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반관영통신인 타스님은 이란이 단순 휴전 연장이 아닌 레바논을 비롯한 모든 전선의 완전한 종전에 방점을 찍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2개월간의 휴전을 제안했으나, 이란이 30일 이내에 모든 쟁점을 해결하고 전쟁을 끝내자는 입장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란이 보낸 제안서에는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금 지급 △군사적 침략 재발 방지 보장 △미군의 이란 주변 지역 철수 △이란 해상봉쇄 해제 △해외자산 동결 등 대이란제재 해제 △레바논 등 모든 전선의 전쟁 종식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메커니즘 구축 등의 요구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메커니즘’은 이란이 통행료를 징수하는 등 통항 선박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달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이번 제안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를 타협이 불가능한 사안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맞서, 이란 항만에 대한 해상봉쇄를 단행하며 이란 정권에 경제적 압박을 주고 있다.
특히 승전 명분을 찾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패전국의 책임인 전쟁 배상금 지급에 타협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을 비롯한 중재국들은 이번 이란 제안을 토대로 새로운 회담의 성사를 추진하지만 아직 핵심의제에 접점이 없는 만큼 진전은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란이 방금 우리에게 보낸 계획을 곧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난 47년간 인류와 세계에 저지른 일에 비해 아직 충분한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계획이 수용될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렵다”고 회의적 입장을 드러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마이애미로 이동하기 위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까지 언급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은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미·이란 협상을 마냥 장기화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내 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휘발유 가격 급등으로 이란전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백악관은 유가를 낮추기 위한 여러 대응 수단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가 점점 제한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