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호, 지난해 우승자 우원제 꺾어…시니어·여자부는 전유진 우승
제34회 덕영배 아마대왕전 최강부에서 최광호가 정상에 올라 우승상금 1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위). 아래는 최강부 결승전 대국 모습. 우원제(오른쪽)가 중반까지 국면을 주도했지만 중앙 전투에서 느슨한 틈을 타 최광호가 역전에 성공했다.
[일요신문] 아마추어 바둑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제34회 덕영배 아마대왕전과 덕영바둑축제가 11월 12일과 13일 이틀 간 대구광역시 덕영치과병원 7층 대연회장에서 열렸다.
매일신문사가 주최하고 대구바둑협회가 주관하며 덕영치과병원이 후원하는 이 대회는 덕영배 아마대왕전(전국 최강부, 전국 시니어·여성부) 부문과 대구경북 지역 바둑인들을 위한 덕영바둑축제 부문으로 나눠 동시에 열렸다.
시니어·여성부에서 정상에 오른 전유진 선수. 전유진은 결승에서 박지영 선수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상금 500만 원을 획득했다. “덕영배는 이번이 네 번째 출전인데 드디어 우승해서 기쁘다. 우승상금은 부모님께 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예선전이 열린 첫날은 4인 조별리그 더블일리미네이션으로 치러 각 조 2명씩 16강을 선발했으며, 대회 이튿날인 13일에는 본선에 오른 16명이 4라운드 스위스리그를 통해 순위를 가렸다.
이밖에도 대구경북 지역바둑인을 대상으로 동호인최강부, 동호인일반부, 동호인여성부, 기우대항전(5인 1팀)을 같이 치르는 덕영바둑축제도 함께 열렸다.
12일 오후 2시부터 덕영치과병원 7층 대연회장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이재윤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사회가 혼란스럽고 경기가 침체되어 바둑의 앞날을 걱정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오랜 기간 우리와 함께했던 바둑의 무궁한 이치와 매력은 오히려 알파고와 같은 첨단과학이 범람할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바둑교육에 대한 열기를 여기 모인 사람들부터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자”고 말했다.
닮은꼴 기사 조병탁 선수와 김세현 선수가 나란히 앉아 대국을 치르고 있다(위). 아래는 이단비 선수와 대국 중인 김정우 선수. 시종 무릎을 꿇은 채 대국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틀 간 격전을 치른 결과 최강부에서는 최광호 선수가 대회 첫 정상에 올라 우승상금 1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결승에서 지난해 우승자 우원제 선수를 상대한 최광호는 좋지 않았던 바둑을 중반 이후 상대의 느슨한 국면 운영을 찔러 역전에 성공한 후 끝까지 4집반 우세를 지켜냈다.
최광호는 인터뷰에서 “덕영배는 아마추어 기사라면 꼭 한번 우승하고픈 선망의 대상인데 마침내 그 꿈을 이뤘다. 무엇보다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대회를 열어주신 이재윤 회장님과 대구광역시 바둑협회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좋은 바둑을 두어 바둑을 후원하시는 모든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심판위원 김신영 초단(왼쪽)이 권영진 대구시장을 대신해 참석한 권오춘 대구시 체육회 사무처장과 지도기를 가졌다(위). 아래는 대회 입상자 기념사진.
한편 시니어와 여자 기사들의 16 vs 16 전면전으로 관심을 모은 시니어·여성부에서는 여자 선수들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첫날 예선에서 이미 여자 9명, 시니어 7명이 본선에 오른 가운데 최종 결승도 전유진과 박지영이 맞붙어 전유진이 우승을 차지했으며, 3위도 김수영이 올라 그야말로 금은동을 휩쓸었다. 시니어는 조민수와 김세현이 각각 4위와 6위 올랐을 뿐이었다.
덕영배 아마대왕전은 지난 2004년 그동안 단독으로 열리던 덕영배와 아마대왕전을 통합해 지금까지 지속해 오고 있다. 최강부 우승상금 1000만 원, 시니어 여자 우승상금 500만 원 외에도 초청선수 64명 전원에게 30만 원의 연구비가 주어지며 대회기간 내에는 호텔 숙박과 식사를 제공하기도 했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