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걸씨는 이 자리에서 기업체들로부터 주식이나 금품을 받은 혐의는 대체로 시인했지만 대가성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해, 앞으로 검찰과 변호인단 간의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날은 검찰측의 증인신문만 오전 오후 두 차례 약 1시간30분 동안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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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걸씨 최규선씨 김희완씨(왼쪽부터). | ||
이날 홍걸씨는 고개를 깊이 떨구고 ‘죄인’처럼 조용히 법정으로 들어섰다. 얼굴은 수척했지만 표정은 비교적 담담해보였다. 이어 최규선씨가 ‘당당하게’ 법정으로 들어서 눈길을 끌었다.
최씨는 재판이 끝난 뒤에도 방청석을 돌아보며 지인들과 눈인사를 나누는 등 시종 활달하고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김희완씨는 핼쓱한 얼굴에 무표정하게 입정해 두 사람과 나란히 섰다.
홍걸씨는 신문을 받는 동안 작은 목소리지만 비교적 차분하고 또렷하게 대답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최규선씨는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우렁찬 목소리로 시종일관 적극적으로 자신을 ‘변호’했다.
한편 김희완씨는 이날 재판에 앞서 변호인을 통해 “혐의사실을 다 시인하겠으니 빨리 결심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답변도 짧게 시인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특히 김홍걸씨와 김희완씨는 ‘낮은 목소리 때문에 잘 들리지 않는다’는 재판부의 지적을 받을 정도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최규선씨와 대조를 이뤘다.
한때 같은 배를 탔던 이들 세 사람은 재판 내내 앞쪽만을 응시한 채 질문에 응했을 뿐 서로에게 마이크를 넘기면서도 애써 ‘외면’하는 등 그간의 관계 변화를 실감케 했다. 하지만 최규선씨는 김희완씨에 대해 ‘선배님’이라는 존칭을 쓰며 예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홍걸씨는 청탁사실과 금품수수 혐의에 대해 대부분 “정확한 시점과 액수는 기억나지 않는다”, “기록이 그렇다면 맞을 것”이라고만 말하는 등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하지만 최규선씨는 대부분의 사안에 대해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고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홍걸씨가 잘못 기억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진술을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또 검찰측이 고위공무원에게 청탁한 사실을 추궁하자 최씨는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고위공무원들에게 청탁할 만한 힘이 없는 사람입니다”고 말해 주위에선 잠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한편 홍걸씨에 이어 둘째형 홍업씨도 지난달 21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돼 지금 두 형제는 서울구치소에 같이 수감돼 있다. 홍업씨는 지난 97년 김현철씨가 사용했던 서울구치소 3층 13동 14호실 독방에 수감돼 있다. 그리고 동생 홍걸씨 역시 홍업씨와 10m 떨어진 3층 10호실 독방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