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순실 게이트’ 증거인멸 시간벌어준 셈”
채동욱 전 검찰총장 “특검 수용 의사” 밝혀=연합뉴스
[일요신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특별검사 후보로 거론되는 채동욱(57) 전 검찰총장이 특검 임명시 수용할 뜻을 분명히 했다.
채 전 총장은 1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특검은) 역사의 흐름이며 제 팔자”라며, 이같이 밝혔다.
채 전 총장은 “지난 12일 100만 명 촛불집회를 보며 민주헌정질서가 허물어져 대한민국에 슬픈 현대사가 반복되는 걸 보며 눈물을 흘렸다”면서 “특검 요구가 오면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역사적 소명의식이 솟구쳐 오르는 그런 감정을 맛봤다”고 전했다.
이어 채 전 총장은 “이 국정농단 사태가 가능했던 것은 (이 사태를) 추종하고 방조하고 가담해서 조력하는, 속된 표현으로 부역한 공직자들 (때문)”이라며 “인적 청산을 통해 새로 역사를 세우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채 전 총장은 애초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에 배당한 점을 지적하며, 검찰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뒤늦게 수사팀을 확대하는 등 관련자들한테 증거인멸 시간을 벌어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특검 규모에 대해서는 최소 30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계좌추적하고 각종 금융자료를 들여다보려면 금융전문가를 파견 받아야 하고, 증거자료 분석을 위해 디지털 포렌식 팀이 확보돼야 한다”고 했다.
채 전 총장은 “워낙 사태가 위중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서 사태를 최소화시키고 하루 속히 혼란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그런 부분(가이드 라인)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려울수록 정도(正道)를 가야 후회가 없다”고 검찰의 수사방향을 꼬집기도 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