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이인 “개명하고 싶다…이름이 불릴 때마다 창피하다” 토로
8분 만에 ‘이름박사 한(truname)’이 “개명 사유가 너무 좋아서 충분히 허가 받겠다”면서 박 씨에게 개명을 권유하는 답변을 달았다. 이름박사 한(truname)은 지난 2006년 1월부터 네이버 지식검색에서 작명 및 개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개명작명타운의 한도원 소장이다.
그는 ‘비즈한국’과의 전화에서 “정치인, 연예인 등과 동명이인이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최순실 게이트 이후 박 대통령이 전 국민의 놀림거리로 전락해 ‘박근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놀림을 받고 있을 것이다. 성명학과는 별개로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 애로점이 많으므로 이들 모두에게 개명을 권한다”고 말했다.
한 소장은 지난 2010년 김근혜 씨(여·36)와의 개명 상담 내용을 소개했다. 김 씨가 평소 “대통령이 되려고 이름을 근혜로 지었느냐”, “부모가 이름을 너무 쉽게 지은 게 아니냐” 등의 놀림을 받아왔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근혜야’라고 불릴 때마다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창피하다”고 털어놨다는 것이다. 이에 한 소장은 김 씨의 새로운 이름을 작명해줬고, 김 씨는 그 이름으로 개명까지 했다고 한다.
‘박근혜’라는 이름으로 괴롭다는 동명이인은 앞에서 언급한 박 씨 이외에도 있었는데 자신의 SNS에 직접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그는 언론의 관심 자체도 큰 스트레스로 받아들였다.
현재 114 전화번호안내에 등록된 ‘박근혜’라는 이름은 전국 11명(서울·경기·부산 각 2명, 대전·전남 각 1명, 경남 3명). 이들 모두에게 전화를 걸어 경기도 오산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박 씨와 연락이 닿았다. 그는 “지인이나 손님들로부터 ‘이름 때문에 힘들겠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면서도 “개명까지 생각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유시혁 비즈한국 기자 evernuri@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