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구씨 | ||
당시 이씨는 자신의 미국내 정계 인맥을 한껏 활용해 일레인 차오 미 노동장관과 상·하원 의원 등 50여 명의 미 정계 인사들을 한데 모아 국내의 방미 사절단과 만찬을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준구씨가 지난 7월31일 모처럼 고국을 방문했다. 지난 8월1일 서울의 숙소에서 기자를 만난 이씨는 “노 대통령의 방미 직전 한국의 전경련 한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와 ‘이번 방미기간중에 선생님의 미국 내 정계 인맥 등을 좀 소개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제자 의원 50여 명과 국내 전경련 관계자들의 자리를 기꺼이 주선했다. 말로만 전해듣고 이씨에게 주선을 부탁했던 국내의 전경련 관계자들은 실제 엄청난 미국 정치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자 상당히 놀라워 했다는 후문이다. 이때의 고마움으로 손길승 전경련 회장은 아직도 이씨와 자주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전하는 노 대통령 방미기간중의 비화들은 조심스러우면서도 겸손했다. 그는 “주변에서는 내가 대단한 일이라도 한 것처럼 말하지만, 미국 정계 인사들 가르쳐 온 세월만 50년인데 그 정도도 못 도와준다면 말이 되겠느냐”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다만 그는 “지난해 한국의 반미 시위 이후로 미국 정계 내에도 ‘반한 감정’이 솔직히 심각할 지경이었다”며 “역대 많은 한국 대통령들이 미국을 방문했지만 특히 노 대통령의 방미 때 미국의 반응은 아주 싸늘했다”고 전했다.
고국의 대통령이 미국 땅에서 자칫 푸대접이라도 받는다면 전체 교민들의 사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아래 이씨는 친분 있는 미국 정계 제자들을 만날 때마다 한국 노무현 정부의 미국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한껏 설명했다고 한다. 방미기간중 가진 노 대통령과 헤스터트 미 하원의장 및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 역시 이씨가 막후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이씨의 비서진은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