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상시국위원회, 여야 합의 불발 시 9일 탄핵 표결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과 김성태 의원이 25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은숙 기자
[일요신문]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 관련 여야 합의가 불발되면 오는 9일 탄핵 표결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새누리당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는 4일 오후 총회를 가지고 이 같은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비주류가 사실상 탄핵 표결 참여로 선회하듯 보이지만 시국위는 여야 합의를 전제로 박 대통령의 자진사퇴와 2선 후퇴를 통한 개헌 착수 등 기존 입장은 고수한 모양새다.
시국위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 분노가 청와대를 넘어 국회를 향하고 있다”며 “시국위는 마지막 남은 시간까지 여야가 최선을 다해 합의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 만약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시국위는 오는 9일 탄핵 표결에 조건 없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승민 의원은 2일 “박근혜 대통령의 내년 4월 퇴진 일정을 당론으로 정한 것이 마치 탄핵을 거부하고 반대하는 것으로 비쳐지는데, 그것은 오해”라며, “비주류로 구성된 비상시국위원회는 여야가 이에 대해 협상을 하고 결렬되면 탄핵 표결에 동참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박 대통령이)최대한 늦춰도 내년 4월말 이전에 자진 사임을 하는 동시에 2선 후퇴를 밝히면서 총리에게 권한을 이양하는 부분에 대해 본인의 입으로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 여야 협상이 안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야당에 촉구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대통령에게 자진사퇴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한 상황에서 여야 협상을 해보고 (안되면) 9일 탄핵 표결을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 대통령이 내년 4월 퇴진 의사만 밝히면 탄핵할 필요가 없다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등 일부 비주류들의 입장이 바뀌었다는 지적 속에 3일 6차 촛불집회에서 232만 명(주최 측 추정)이 운집하고 새누리당 당사 앞서 규탄시위를 여는 등 탄핵 처리 압박을 두고 당내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