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 ‘조였다 풀었다’ 아리송해

국가보안법 개폐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박근혜 대표는 국보법 7조를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지난 9월 중순께 율사출신인 김재경·장윤석 의원 등과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처음으로 “국보법이라는 명칭에 굳이 연연할 필요가 있느냐”며 “(국보법 2조) ‘정부 참칭’ 조항도 삭제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함께 했던 소속 의원들의 의중을 떠봤다는 것. 그러면서 “(국보법 7조) 찬양고무와 이적표현물 소지에 대한 처벌 조항만 살려두면 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고. 박 대표가 국보법 7조만큼은 유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그런데 이보다 앞선 지난 9일 박 대표는 특별기자회견에서 “국보법 폐지는 내 모든 것을 걸고 막아내겠다”고 배수진을 쳤기 때문에 이날 식사를 함께 했던 소속 의원들은 적잖게 당황했다는 게 김 의원의 전언.

박 대표가 점심 자리에서 살짝 내비쳤던 속내는 20일자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일단이 드러났다. 그는 “체제를 지키는 데 지장이 없다면 정부 참칭 조항을 없앨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국보법 명칭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던 것이다. 이후 당내에서도 뜨거운 설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박 대표는 ‘진짜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